사람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그런데 40대가 넘어서부터는 제 나이가 정확히 몇인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그냥 40대에요."
이렇게 얼버무리고 만답니다.
제 꿈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고 지나간 10대, 사회의 기준에 맞춰 그냥 치열하게만 살았던 20대를 지나, 살림과 육아와 회사일까지 쓰리 직업을 겸직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30대를 지나니 그냥 세상에 툭 던져진 것 같은, 저는 누구이며, 왜 살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찾아왔습니다.
40대면 인생에서 제일 돈도 많이 벌 때이고, 사회적 안정도 찾으며,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 저의 품을 떠날 때라 인생의 전성기라고들 하던데, 저의 40대는 그야말로 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으며 자존감과 자신감은 지하 땅굴을 파고 저 지구 중심까지 떨어지고 삶과 지옥의 경계에서 위태위태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저의 전성기는 오기는 올까요?
이미 늦어버린 건 아닐까요?
이렇게 늙어버렸는데 가능성은 있을까요?
방직공장 봉제사로 간호보조원으로 일하다 간병인으로 아이들을 홀로 키우며 억척같이 살았던 시니어모델 최순화님은 모델 한 번 해보라는 한 환자의 말에 퍼뜩 지난날의 꿈이 떠올랐고, 70대의 나이에 모델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듣고, 교대 근무 시간에는 병원 복도에서 런웨이 워킹을 연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74세의 나이에 서울패션위크에 데뷔, 작년에는 미스 유니버스에 출전하여 '베스트 드레서상'까지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죠. 그녀의 사진을 보고 있으니 흰머리마저도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은 나이,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전성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도전 의식, 승부의 틀이 마음속에 들어서게 됐고 긍정적인 나를 만들어 갔습니다.”
68세의 나이로 중증 치매의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붓을 잡은 홍수기 작가님은 73세에 첫 개인전을 열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중이며, 그리고 홍수기 작가님을 그림의 세계로 인도한 미국의 샤갈로 알려진 화가 해리 리버맨은 1880년에 태어나 77세에 그림을 시작해 103세까지 22번의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몇 년을 더 살 수 있을지 생각하지 말고, 어떤 일을 더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세요.'라는 명언을 남겼죠.
40대가 되어도 여전히 나 자신을 찾고, 내가 원하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정말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후반에 다가가면서 이런 질문들을 마주치게 되죠. 특히 사회적 기대나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맞춰 살다 보면 나 자신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하죠.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또 하나의 큰 장점은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는 점이에요. 20대와 30대에는 미래를 향해 달려가느라 자주 놓쳤던 것들이 40대에 와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기도 하죠. 이제 더 이상 사회적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것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도 큰 변화일 수 있어요. 더 이상 남에게 보여주는 삶보다는 자신에게 진실된 삶을 살고 싶어지는 시점이기도 하니까요.
사람의 전성기는 누구나 다르게 찾아옵니다.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지요. 그러니 늦은 시작 또한 없습니다.지금 이 어둡고 캄캄한 고독의 시간을 치열하고 착실하게 쌓아가면 되요. 당장의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멈추지 말고 방황하지도 말아요. 내가 나를 의심하지 않고 스스로를 굳게 믿는다면 결국엔 나의 전성기도 짠~ 하고 나타날 날이 분명히 올 거니까요.
혹시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그게 무엇이든 지금 시작해봐요.
나는 되는 인간이다♡
돈 워리, 비 해피 ♡
표나는 독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