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쉽지 않아

by 표나는 독서가

오늘은 글을 쓸 날이 아닌가 했어요.
5시에 앉았는데 지금 시각은 6시 30분이에요.
아직 한 글자도 쓰지 못했어요.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글로 써 봐라고 했었어요.
머릿속에 돌아다니고 있는 생각을 그냥 글로 써 보라고요.

내가 요즘 글을 쓰기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늘 해주던 말이었어요.

그런데 오늘 진심으로 깨달았어요.
글을 쓴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 했어요.
내가 뭘 안다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떠벌리고 다녔는지
진심으로 얼굴이 화끈거렸어요.

누구나 말은 쉽게 할 수 있어요.
왜 그런 것도 못하냐고,
이렇게 하면 되는데 안 해서 문제라고,
그렇게 말하곤 했어요.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은
아무 시도도 해보지 않고 이야기를 꺼냈을 리가 없어요.
내가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는데,
남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말 안 되니까,
그러니까 손을 내민 거예요.

오늘 아침은 깨달음으로 시작해서 깨달음으로 끝났어요.
"그냥 써라."를 수없이 반복하며 소리쳤지만,
나마저도 그냥 쓰지 못한 오늘이에요.
그러기에 여전히 머리를 쥐어 싸매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 당연한 오늘이에요.
내가 뭐 한다고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이
내가 아직 도달하고픈 경지에 한참이나 모자라니까 당연하다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글이 술술 써지는 날도 있고,
이렇게 시간만 흘려보내는 날도 있고,
뭐 그런 거지요.
오늘도 쿨하게 넘겨 봐요.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모르기 때문에 갈팡질팡한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안다면, 나머지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



나는 내가 무엇을 보고, 듣고, 느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갈팡질팡한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떠오른다면, 쓰는 것은 어렵지 않다.

- 표나는 독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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