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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속에서 다시 시작하는 나

by 표나는 독서가



사람들은 말한다.
그때 참았더라면,
그때 잘했더라면,
그때 알았더라면,
그때 조심했더라면.

하지만 훗날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그때’가 되어 있다.
지금은 아무렇게나 보내면서
자꾸 그때만 찾는다.
— 이규형, 〈짧은 동화 긴 생각〉



자꾸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움츠러드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일이 터지고 나서야 후회하고 반성하는 내 모습이
너무도 싫게 느껴졌다.

그런데 어느 날,
“난 원래 이 모양이지.”
그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나 자신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실수투성이, 실책유발자,
말만 번지르르한 속 빈 강정.
나는 스스로를 그렇게 불러가며
내 안을 점점 좁혀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행동을 후회만 한다면
달라질 건 하나도 없다.
자책과 비난은 내 시간을 갉아먹을 뿐,
아무 변화도 가져오지 않는다.

‘그때’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다.
아무리 시계바늘을 되돌린다 해도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시간.

걸어온 발자국에 시선을 고정한 채
지금 이 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나는 그저 발만 동동 구르며
다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것이다.

이미 일어난 일은
결국 내 생각의 합이자
내 행동의 결과값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시간은
지금의 생각과 행동에 달려 있다.

후회와 자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자.
후회 없는 삶은 불가능할지라도,
오늘을 조금 더 현명하게 살아가는 건
내 의지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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