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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비틀즈와 폼페이 모자이크

센트럴파크의 스트로베리 필즈

by Ciel Bleu

''Strawberry Fields Forever'라는 곡 알아?'

'누구 곡인데?'

'비틀즈.'


유명한 'Imagine'을 작곡한 '존 레논(John Lennon:1940~1980)'이 만든 곡이다.

1967년 발표된 곡이니 거의 60여 년 전 작품이라 모를 수도 있다.

제목으로 사용한 '스트로베리 필드(Strawberry Field)'는 '존 레논'이 유년기를 보낸 집 근처에 위치한 구세군이 운영하던 고아원 이름이라는데 이곳을 모티브로 하여 만든 곡이라고 한다.


역사에 남은 대단한 그룹 비틀즈의 내로라하는 곡들 가운데 늘 3위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곡이니 한 번쯤 들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HtUH9z_Oey8


'센트럴파크에 '스트로베리 필즈'라는 곳도 있다던데...'

'센트럴파크에 웬 딸기?'

'-----.'

sorj3.jpg 센트럴 파크의 안내판

'존 레논'이 일본인 아내 '오노 요코 (Ono Yōko:1933~)'와 살던 뉴욕 어퍼 웨스트의 '다코타(The Dakota)' 아파트 앞에서 피살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의 유해는 화장되어 센트럴 파크에 뿌려졌고 저격수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현재도 복역 중이다.

sorj2.jpg 센트럴파크 스트로베리 필즈 입구에서 바라본 다코타 아파트

'오노 요코'는 '존 레논' 사망 5주기가 되는 1985년, 그들이 살던 다코타 아파트에서 내려다 보이는 센트럴파크에 그를 기리는 장소를 만들었는데, 여기가 요즘 '뉴욕 간다~'하는 사람들이 방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스트로베리 필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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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볼 수 있는 '스트로베리 필즈' 안내판

'존 레논' 사망 후 '오노 요코'는 5 에이커(약 6000평)에 이르는 센트럴 파크 부지에 세계 여러 나라의 식물과 돌등을 기증받아 '평화의 정원'이라는 장소를 조성하였고 1985년 레논의 생일인 10월 9일 나폴리 시와 뉴욕시의 협업으로 'IMAGINE'모자이크가 센트럴 파크에 만들어지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센트럴파크의 '명소'하면 늘 언급되는 '스트로베리 필즈'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 이야기다.

sorj4.jpg '스트로베리 필즈'의 'IMAGINE' 모자이크

만들어진지 40여 년이 된 작품(?)인데 어디서 많이 본듯한 친숙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그동안 많은 매체를 통해 보아서 인지, 아니면 요즘 자주 눈에 띄는 '체커보드 패턴(checkerboard pattern)'의 모자이크 기법 때문인지 낯설지가 않다.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이와 비슷한 느낌의 모자이크를 어디선가 보았던 생각이 난다.

sorj11.jpg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갤러리 162 전시실
sorj9.jpg 폼페이 'Casa del Citarista'에서 발견된 메두사 모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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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파크 바로 옆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였다.


나폴리 폼페이 유적 가운데 아폴로 신이 '리라(Lyre:하프과의 현악기)'라고 하는 고대 악기를 연주하는 동상이 발견된 귀족의 저택이 있다.

그곳에서 발견된 아폴로 청동상 때문에 저택의 이름을 '키타리스트 저택(Casa del Citarista)'이라 부르는데 거기서 발굴된 모자이크다.

'Casa del Citarista'에서 발굴된 아폴로 청동상,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

기원전 1세기 경에 만들어진 이 모자이크는 중앙에 메두사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데 메두사는 보는 이를 돌로 만들어 버리는 저주를 갖고 있지만 그래서 나쁜 기운들이 접근하지 못한다 하여 수호신의 역할로 고대 로마시대에는 곳곳에 많이 그려지고 만들어지곤 했다.


이탈리아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이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 대여한 이 모자이크는 2027년 8월까지 이곳에 전시된다고 하니 뉴욕을 방문한다면 두 모자이크를 같이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싶다.


폼페이 모자이크의 영향을 받은 '스트로베리 필즈'의 모자이크는 센트럴 파크 현장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메두사의 머리가 중앙을 장식하는 대신 '존 레논'의 명곡 타이틀 'IMAGINE'이 새겨진 흑백의 모자이크가 자리하고 있는 이 공간은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이곳을 찾아오는 방문객들로 늘 북적인다.


어디선가 그의 'Imagine' 연주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아예 '존 레논'의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는 사람도 있다.

이곳에선 노래나 연주는 금지되어 있지만 누구도 신경 쓰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모자이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줄은 줄어들 줄 모르고.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티스트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모습들이다.

sorj7.jpg 남녀노소 다양하게 '스트로베리 필즈'를 찾은 많은 방문객들.(나무 뒤쪽 오른편 건물이 다코타 아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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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의 노랫말처럼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살고(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세상은 하나가 될 것이고(And the world will be as one),

하나로 살아갈 것이라는 날을 상상하면서 말이다(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평화주의자였던 그는 이렇게 생각하는 자신을 '망상가(dreamer)?'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마 당신도 곧 자신의 생각에 동참할 것(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이라며 노래를 맺는다.


옆에서 나지막이 들려오는 그의 노랫소리를 제지하는 이도 없고 듣는 이도 오히려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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