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61. 실패해도 괜찮아
“너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고민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제 맘을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아마 두려움이라든가, 불안함이라든가 그런 것이 씌어서 이미 거기 있는 답을 못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이 두려우냐, 실패하는 것이겠지요? 아마도. 아니, 십중팔구. (AI로) 글쓰기 강의를 론칭하자는 제안을 받았는데, ”내가?” 싶습니다. 스스로의 자격을 검증하는 자아가 발동합니다.
처음에 chat GPT 나왔을 때 신나서 이런저런 글을 AI와 함께 썼었습니다. 여행기, 소설, 시, 에세이의 퇴고 등에 활용해 봤었죠. 모르는 내용을 물어보면 답해주고, 지식을 종합, 요약하고, 글을 구조를 같이 봐주는 아주 유능한 비서입니다.
하지만 AI는 무언가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이 글이 전하고자 하는 감정과 주장이 뭔지는 제가 결정해야 하지요. 그 과정에 무슨 질문이 필요한지도 제가 결정합니다. 그걸 깨닫고 나서는 별로 AI를 찾지 않았어요. 책의 목차 제안도 뻔할 뻔자라 매력이 없었습니다.
2022년 겨울에 나온 Chat GPT가 2024.3월 현재 다양한 플랫폼에 갖다 붙고 있습니다. 그림도 그려주고, 작곡도 해주고, 영상도 글로 바꿔주고, 글을 영상으로 (짧게) 만들어주고, 번역을 하고, 글을 ppt나 보고서로 만들어주고, 보고서를 요약해 주고, 주제만 주면 정보성 글은 훌륭하게 써줍니다. Chat GPT에 캐릭터성을 부여하고 특정 정보를 학습시켜 개성을 가진 서비스앱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제 곧 네이버 블로그에도 “AI로 쓰기” 버튼이 붙는다고 해요. 주제만 넣으면 내 블로그 글의 말투를 학습해서 주르륵 써줄 겁니다. 이제 우리는 블로그 쓰기를 멈추거나, AI 쓰기 버튼을 누르고 뒷짐 지고 기다리면 되는 걸까요?
곧 글쓰기에 있어서 인간이 할 일은 나만의 주제, 나만의 생각, 나만의 질문을 찾는 일이 될 것입니다. 아직은 AI가 대신할 수 없는 것이 그것이니까요. 상업적 글, 상투적 글은 이제 AI가 쓰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을 겁니다.
자신의 내면에 대해 쓰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AI가 온 세상의 정보를 끌어모아 글을 쓰더라도,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과 감정, 나만이 간직하고 있는 경험은 알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내면소통 글쓰기는 독창성을 가질 수 있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우리 내면도 변화시키는 생성적 가치를 갖게 됩니다.
“AI를 활용한 글쓰기 강의”는 AI를 활용하는 기본적 스킬과 AI가 할 수 없는 글쓰기 스킬을 연마하는 법, 크게 두 가지로 구성하면 될 것 같군요. 제대로 된 질문을 하는 법, 자신의 내면을 꺼내어 쓰는 법, 세상과 감응하며 독특한 글감을 모으는 법… (AI 감각사전을 시도해 봤었는데, AI는 감각에 젬병이더라고요)
문득 자문합니다.
글쓰기가 나에게 뭘까? 나는 왜, 작가도 뭐도 아니면서 자꾸 글쓰기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하고, 같이 하자고 하고, 같이 하면 좋을까? 나는 그냥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일 뿐인데,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은 세상에 참 많지 않은가? AI에 대해서도. 전문가가 넘쳐나지 않는가?
답은 알고 있습니다.
글쓰기라는 영역에서, 나 스스로가 아직 성장하고 있는, 성장하고 싶은 사람이라서,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을 보면 뭐라도 같이 하고 싶습니다. 글쓰기가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그게 쌓이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에, 글쓰기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게 제가 글 쓰는 공동체를 꿈꾸는 이유입니다.
실패해도 괜찮다면, 해보면 됩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격려는
“실패해도 괜찮아.”
원하는 것이 분명하다면, 그 과정에서 만나는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겠지요.
“실패해도 괜찮아, 너는 끝까지 갈 거니까.”
글쓰기가 나 자신과 세상을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