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63. 요즘 내 삶에 대한 만족도는 몇 점?

A63. 100점은 아닙니다.

by Jee


이상합니다. 아니, 의아합니다. 새해를 잘 시작했고, 계획도 고심해서 세웠고, 실행률도 좋습니다. 2월 월간일기를 써봤더니 무려 18가지의 성취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바쁘게 살기도 했고 방향도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많이 기쁘진 않았습니다. 그냥 그랬고, 오히려 무기력하기까지 했어요.

이번주가 3월 첫 주라, 이미 지난주에 월간 계획을 세웠어야 하는데, 의욕이 안 생겨서 끙끙대고 있었어요. 겨우겨우 미뤄놨던 다이어리와 월간일기를 쓰고도.. 여전히 기분은 잠수함.

루틴(및 단계별 성취들)과 꿈과의 연결고리가 약해지지 않았나 의심해 봅니다. 꿈을 위한,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위한 루틴이어야 하는데, 주객이 전도되어 너무 루틴과 하루하루에만 집중하지 않았나 하고요.

농구에 집중해 있는 남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봤어요. 착한 남편은 4 쿼터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 와중에도 친절하게 장단을 맞춰줍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그게 희미해진 것 같아”

“그럼 진짜 원하는 게 뭔데?”

“작가가 되는 건가? 아닌가? 글 쓰는 커뮤니티를 키우는 것?”

“커뮤니티도 좋지만 일단 니 책을 써 “

”그러게 “

저는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근데 뭘 쓰지? 일(기후변화)에 대해서는 별로 쓸 마음이 들지가 않아. “

”그럼 뭐가 쓰고 싶은데? “

”AI에 대해서 쓰면 재밌을 듯! 오늘 international women’s day였는데 그것도 별로 쓰고 싶은 마음이 안 동하더라 “

”자갸, 내가 보기엔. “

남편이 어울리지 않게 단호한 말투로 말합니다.

”자기는 계발, 여성, 기후변화 이런 거에 별로 관심이 없어. 기술이나 전략, 미래 이런 걸 좋아하잖아. 오늘부터 인정해. 괜히 흥미도 없는 기후변화, 빈곤에 대해 꼭 쓸 필요는 없어. “

저는 약간 뾰로통 해졌어요. 사람이면 그런 거(취약한 것들)에 대해 관심 가져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소설을 쓰면서도 깨달았었죠. 제가 이전 직장에서 가장 불만이었던 건 비효율이 아니라, 그 일의 핵심인 (것 같은) ‘연민, 동정심’을 느낄 수 없어서였다는 것을요.

오늘은 정말 글이 오락가락합니다. 결론도 없어요.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뭔지, 머리로만 어렴풋이 알겠고 가슴이 동하질 않네요. 이럴 때 심장을 일깨우는 법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세요.



글쓰기가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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