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64. 요즘 내 하루의 속도가 어떻게 느껴지나요?

A64. 슬로우 무브먼트

by Jee

오늘은 재택을 하니 일상의 속도가 느립니다. 씻고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없고, 사회생활도 안 하니까요. 9시에 노트북을 켜고 10시까지 업무를 본 후 10분간만 햇빛을 쬐야지 하고 거실에 누웠습니다.

고양이는 이미 누워있어요. 10시만큼 떠오른 태양이 눈을 찌릅니다. 누우니까 바닥의 먼지가 코앞에서 나풀거려서, 물묻힌 휴지로 거실을 닦아냈습니다.

“좋구나.”

역시 출근은 악마의 작품인가요? 오랜만에 아침을 꽉 채워 루틴을 돌렸더니 마음이 더욱 게을러요. 출근은 1주일에 3번이면 충분한 것 같아요. 그런 근무체계가 가능한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아뿔싸”

몇 년이나 더 출근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불러주는 곳 있을 때 열심히 다니는 게 맞는 걸까요? 약간 서둘러 몇 가지 업무를 끝내봅니다. 그러다가 또 약간 삼천포로 빠지면 챗gpt 랑 놀고 있고요.

이번주 월화수목 무거운 몸으로 달렸으니 (효율은 별로였지만) 괜찮다고 자위해 봅니다.

slow movement (느림 운동)는 1980년대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현대사회의 획일적이고 빠른 생활양식에 반대해 의도적으로 삶의 속도를 낮추고 삶의 질을 높이자는 사회문화 운동입니다.

처음에는 음식과 식사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는데, 나중에는 슬로우 시티(느린 버스, 공공 공간, 지역 공동체), 슬로우 리빙(의도적인 소비, 명상, 소유보다 관계 중시), 슬로우 패션(패스트 패션 말고), 슬로우 교육(성적보다 과정과 학습자의 체험)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습니다.

버스가 느리게 다니고, 공공장소가 멋들어지며, 지역 음식으로 천천히 식사하고, 멋들어진 옷을 철마다 사지 않아도 마음 편한 그런 삶, 마냥 쉬는 게 아니지만 쫓기지도 않는 그런 삶이 딱 좋겠어요.

다른 나라에서 근무할 때(선진국에는 안 살아봐서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식당이나 마트 종업원들의 느긋함이 낯설었지요. 그래도 아무도 채근하거나 답답한 티를 내지 않더라고요. 그저 묵묵히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 보면, 느림은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존중이기도 한 것 같아요.




글쓰기가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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