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67. 너를 생각하는 게 습관인 나는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을 습관이라고 합니다. “너를 생각하는 게 습관인 나는…” 하는 시 구절이 생각나네요.
새로 생긴 생산적 습관들이 많지만, 오늘은 왠지 감성에 젖어보고 싶네요. 생산적인 것 말고, 효율적인 것 말고, 사소한 것, 지나가버리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까 퇴근하는데 텅 빈 로비에서 봄 냄새가 났습니다. 다림질한 이불이나 햇빛에 널어말린 커튼에서 나는 냄새. 킁킁 공기의 냄새를 맡고, “봄이네!” 속으로 외치면서 무거운 이중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웬걸, 밖은 여전히 겨울 추위가 건재합니다. 낮동안 좋았던 햇빛이 통창을 뚫고 들어와 충고가 높은 로비를 온실처럼 데워 놓았나 봅니다. 구부정하게 종종걸음 치며, “속았네!” 속으로 외쳤습니다.
한 순간의 경험에 대해 자세히 생각하는 버릇이 들었습니다. 글을 자주 쓰면서 생긴 버릇입니다. 스치는 모든 것이 글감이 된다는 걸 실감하면서, 사소한 것들을 그냥 지나치기가 아깝습니다. 곱씹어 놓은 그 순간은, 나중에 어떤 글에서 생생하게 되살아 나니까요.
남편은 재치기를 엄청 크게 합니다. 의도치 않은 걸 알면서도 당할 때마다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호통치는 것 같아서요. 아닌 줄 알면서도 혼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니까요. 퇴근길에 그러모은 감성이 날아가네요. 잠이나 일찍 자야겠습니다.
글쓰기가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