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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e Apr 20. 2024

Q92. ‘지금 이 순간‘을 얼마나 온전히 느끼나요?

A92.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낀다는 것과 사랑에 빠지는 것

해 질 녘에 식빵을 사러 나갔는데 벚꽃이 꽤 많이 피었습니다. 새로 생긴 아파트 상가 옆으로도 꽤 큰 벚나무들이 늘어서서 아치를 이룹니다. 다 큰 애들을 데려왔겠구나, 어디서 자라다 어느 날 트럭에 실려 왔을까 상상해 봅니다.


벚꽃이 개구리 알 같다고 했더니 남편이 “개구리 알 보지도 못했으면서!”하고 외치네요. “지난여름에 뒷산에서 봤잖아!” 했더니 그건 도롱뇽 날이랍니다. 암튼, 하얗고 동그란 게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000알이 천장에 가득 붙어 있는 것 같아요. 개구리 알로 가득한 개울 밑바닥, 물속에 있는 것처럼 어른어른한 느낌도 들고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낀다는 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 비슷하구나 싶어요. 그 사람만을 주의를 기울여 바라보고, 그렇게 바라보는 동안 시간이 천천히 흘러갑니다. 그 사람과 닮은 것이 여기저기 보이고, 그 사람의 현재뿐 아니라 과거와 미래가 모두 궁금하고요. 그 사람이 존재해 주는 것이 감사하고, 나중에도 기억할 수 있게 기억에 담아두고 싶은 것, 봄날이 저를 다시 사랑에 빠지게 하네요.




글쓰기가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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