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월
우거진 열대림을 기대하고 떠난 출장이었는데, 아마존 초입의 마을을 스쳐 왔을 뿐이다. 아마존에 들어가기엔 2주가 너무 짧았다. 예전에 중남미 근무를 할 때 여러 번 놀러 갔던 에콰도르였지만, 이번에는 관광지가 아닌 지방의 사업지로 들어갔다. 아마존 초입의 작은 광산 마을에서는 밤 사이에 전기와 물이 끊겼고, 숲 속에 사는 원주민들은 전통복장으로 우리를 맞았다가 환영의식이 끝나자 청바지로 갈아입었다.
이 출장은 내게 몇 가지 쓴 맛을 남겼다. 우선, 나는 아마도 아마존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둘째, 그 환상을 검증하기에 2주의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가장 씁쓸한 것은 내가 아마존에 대해 가졌던 환상이 무엇인지도 막연하다는 것이다. 대단한 간판이나 명성에 이끌려 어떤 사람을 좋게 봤다가, 제풀에 실망하는 꼴이랄까.
숲에 기대어서 살던 사람들, 숲에서 채취한 열매와 꿀 같은 것을 먹고살던 사람들은 이제 그것을 팔아서 얻은 소득으로 살아간다. 인류를 위해 숲을 “보호해 주는 대가”로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 더 잘 팔 수 있게 기술적 지원을 해 주기도 한다. 이 정도면 성공한 사업이다. 평가서에 그렇게 쓴다. “성공적”
여전히 뒷맛이 씁쓸해서 아직도 물음표를 지우지 않고 있다. 그런 고민을 하며 글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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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으로 절반을 채운 4월이 그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