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성장
요가를 하다가, 내일도 모레도 수영과 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가, 그럴 수 없을지도 모른다(인생은 그런 거니까)는 생각에 가슴이 저리도록 이 순간이 소중해졌다. 지금 이 순간이 이미 그립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했다. 이런 것이 사랑일까, 이런 것이 행복일까.
지난 한 해,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생각하다가, 생각을 끝맺지 못해서, 글을 못 쓰고 있었다. 나는 어제의 나보다 나은가, 나는 작년의 나보다 나은가? 뭐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햇빛이 비치면 햇빛을 쬐었고, 바쁜 일이 있을 때는 달렸다.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혼자서 책을 읽고 바닥을 뒹굴거리던 조용한 밤들도 있었다. 좀 더 나아졌다,라고 말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매일매일을 정성스럽게 살아가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매일 일기를 쓰며 무엇이 좋았고, 무엇을 배웠고, 무엇이 아쉬웠고, 무엇을 앞으로도 하고 싶은지 되새겼다. 매일매일 누구 또는 무엇에게 칭찬과 감사를 써넣었다. 하루의 생각과 느낌을 대표하는 매일의 문장을 써넣었다. 일기를 쓰면 작은 매듭이 지어졌다. 모르고 지나쳐 영영 사라질 작은 것들을 주워 담을 수 있었다.
한 주, 한 달, 일 년을 돌아볼 때는 꿈에 대해서, 내 감정에 대해서, 일, 성장, 관계, 건강, 쉼/놀이라는 인생의 다섯 가지 영역에 대해서 기록했다. 꿈에 대한 기록은 언제나 어려웠다. 내 꿈이 이게 맞는지 헷갈릴 때도 있고, 꿈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움찔하기도 했다. 하지만 꿈에 대한 생각으로 시작하는 주간, 월간 일기가 없었다면 더 많이 표류했을 것이다. 2023년에 자서전을 썼었다. 10년 후인 2033년에 다시 한번 자서전을 쓰기 위해 주간, 월간으로 사진도 모으고 있다.
아마도, 일기를 썼기에, 이 순간이 가슴 저리도록 소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휩쓸려 가는 삶에서는,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능력도 휩쓸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