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월
한의원에 누워 침을 맞으면서 곰곰이 1년을 곱씹었다. 1월엔 뭐했더라, 2월엔 이사를 했고, 6월엔 한강 쉬엄쉬엄 3종을 했는데, 도대체 1월은 뭘 한 거지… 8월엔 집 테라스에 수영장을 설치해 한 계절 잘 놀았지, 그 이후엔 내내 바빴고… 근데 이 여자 1월엔 도대체 뭐 한거야?
기록이 아닌 기억에 의존해서 쓰는 것이 원칙인 바, 아무리 떠올려도 형태가 되지 않는 1월이란 녀석은 옹이구멍처럼 시커머죽죽하고 미동이 없는, 잠시 멈춰있던 시간으로 치부하기로 했다.
겨울엔 모든 것이 느린 거다. 나이테도 천천히 움직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