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월
나의 고향은 부산이다.
올해 마지막 이사회를 끝으로 바쁜 시즌이 끝나고 뭉텅이 재택근무가 가능해졌다. 나는 11월에 2주 정도 시간을 내어 부산 엄마집에 머물렀다. 오랜만에 엄마와 큰딸의 오붓한 시간을 지내며 이런저런 병원을 순방했다. 시간이 난 김에 백내장 수술도 해드렸다.
부산의 공기는 부드럽다. 다른 지역에 비해 계절이 반달은 늦게 오는 것 같다. 인천에서 "아유 추워 아유 추워" 하다가 부산에 갔더니 경량패딩이면 충분한 날씨였다.
사실 엄마 집에 갈 때 내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강아지 산책이다. 엄마가 시골에 살 때는 시골잡종 강아지가 논둑을 넘어 팔랑거리며 뛰어가고 부르면 귀를 흩날리며 쫓아오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도시인 부산에서는 늘 말티즈를 키웠는데, 엄마의 첫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가고 몇 년 후 새로운 식구가 된 아이도 말티즈다. 두 번째 말티즈는 시골개랑 섞였는지 더 크고 건강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러 강아지와 함께 나섰다. 강아지는 차도 다니고 계단도 많은 아파트 단지와 도로 곁을 너무도 의젓하게 걸었다. 부산에 머무는 동안 하루에 2번은 산책을 시키니, 우리는 점점 쿵짝이 잘 맞았고, 강아지는 점점 더 자신감이 붙어서 나보다 더 빠르게 달렸다. 다대포 바닷가의 고운 모래에 푹푹 빠지며 강아지를 쫓아가는 시간, 이것이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