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원하는 감정은 무엇인가요?
저는 요즘 종종 뜨끔합니다. 짠하기도 하고요. 어릴 때는 별로 감정의 동요가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문득문득 슬퍼집니다.
책을 보다가 종종 눈물이 납니다. 빈곤과정, 대리사회 같은 인류학적 글들, 사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 내려간 책들을 보며 짠하고, 나는 그에 비해 너무 편하게 살고 있구나 싶어 뜨끔합니다. 20년을 가난한 나라 돕는 일을 했는데, 그때는 잘 몰랐던 감정이 왜 이제야 나타나는지 모르겠어요. 길거리를 지나다 자신의 몸보다 2배쯤 되는 양의 폐비닐을 주워 가는 누군가의 모습을 볼 때, 늘 있었을 그 풍경이 이제야 눈에 들어오는 게 또 뜨끔합니다.
이런 감정들이 아직 어색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어요. 글쓰기 챌린지에서 사람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도, 문득문득 공명하는 슬픔을 느낍니다. 사람 사는 것이 다 고달프니까 그냥 감내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가 내면화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냥 사람 사는 것이 다 고달프니까 다 애달프다고 느껴져요. 웹툰 '나는 좀비다'나 '광마회귀'에서 그 사회의 언저리에서 살아가는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코믹하게, 때로는 시원시원하게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것을 보며 대리위안을 느끼기도 하고요.
제가 진짜 원하는 감정은 '적극적 받아들임'입니다. 이 우주는 나와 상관없이 회전하고 있고, 그 속에서는 정말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나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감정은 '적극적 받아들임'입니다. 이 우주의 회전에 휙 뛰어들기도 하고, 잠시 비켜서 바라보기도 하는, 이 다양한 고난과 재미를 내가 주인이 되어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느끼는 편안함, 그 감정을 원합니다.
당신의 글쓰기가 나 자신과 세상을 바꾸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