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해내지 않아도 괜찮아요. 나에게 보내는 칭찬을 아끼지 마세요.
점심을 건너뛰고 일을 하고 있는데, 누가 빼꼼히 문을 열고 말을 겁니다. 모니터를 노려보느라 충혈된 제 눈을 바라보며 동료가 말했습니다. ”너 눈이 빨개. 20분 모니터 보고 나면 먼 곳을 20초 정도 봐줘야 해. “
저는 고맙다 하고 ‘바쁘지?’ 물었습니다. 동료는 평가보고서를 마무리하느라 겨울 휴가 내내 거의 일을 한 모양이었습니다. “바쁘지. 그래도 좀 쉬었어. 너는 뭐 했어? “ 저는 제주도에 다녀왔노라고, 눈이 많이 왔었다고 말했습니다. 동료는 부러워하며 귀엽게 생긴 돌 조각도 보았냐고 묻더군요. 돌하르방을 말하나 봐요. 그녀의 사무실에는 작은 조각이나 그림이 가득합니다.
”나는 섬이 좋아.” 그녀는 말했습니다. “섬에는 뭔가 독특한 게 있잖아.”
그녀는 인도네시아의 플로렌스 섬에 대해 얘기해 줬습니다. 인도네시아 남쪽에 있는 작은 섬 플로렌스에는 난쟁이와 작은 코끼리들이 살았다고요. 작은 사람들은 철기를 다룰 수 있었고 그들만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했어요. “작은 코끼리?” 저는 놀라서 되물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그렇다니까.” 그녀는 힘주어 대답하며 활짝 웃었습니다. “플로렌스 섬이야.”
아주 짧은 대화였지만 즐거운 풍경을 잠시나마 떠올리게 해 주어 좋았어요. 집에 와서 찾아보니 1만 년 전까지 플로렌스 섬에는 정말 호빗만큼 작은 호모 플로렌시아스가 살았었고, 작은 코끼리도 살았습니다. 지금도 원주민들은 키가 작다고 해요. 섬이라는 고립된 생태계에 적응해서 왜소해진 것이었어요. 섬에는 큰 동물들이 없어서 작은 포유류들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3미터나 되는 코모도왕도마뱀, 몸길이가 45센티나 되는 거대한 쥐는 아직도 섬에 살고 있습니다.
사실, 조금 힘든 하루였습니다. 아침에 글도 잘 안 써지고, 자꾸 멍청하게 딴짓을 하게 되는 그런 하루였어요. 공기 중에는 먼지가 가득해서 시야가 뿌옇고, 입맛도 없는 그런 하루. 일도 꾸역꾸역 해낸다는 그런 느낌의 하루였어요. 그런 하루라도 무사히 살아내고, 그 속에서 좋았던 대화를 끄집어내 이렇게 기록할 수 있는 저 자신을 칭찬합니다. 좋은 기억과 그 기억에 대한 글쓰기로 마무리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힘들었던 하루라도, 그중 좋은 순간을 낚아 올려 글로 써보세요. 하루가 좀 더 좋아집니다.
당신의 글쓰기가 나 자신과 세상을 바꾸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