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을 생각나는 데로 모두 적어보세요
나는 수영하고 싶다
나는 글쓰고 싶다
나는 짜장면 먹고 싶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다
나는 월요일에 휴가를 내고 싶다
나는 팔짝 팔짝 뛰고 싶다
나는 헌책방에 가고 싶다
헌책방의 위태로운 서가 사이에서,
어린시절 읽었던 그 책
마음에 남았는데 기억은 나지 않는
제목도 모르는
그 책을 우연히 찾고 싶다
그 책을 타라락 넘기다가
피어오르는 먼지에 재채기를 하고,
서둘러 값을 지불하고 집으로 돌아와
책을 옆에 던져두고
달달한 낮잠에 빠지고 싶다
그 잠에서 누군가가 내게
나만의 단단하고 깊은 정체성을
소근소근 알려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