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운무와 일출을 보다
사리아부터는 건너뛰는 구간 없이 계속 걷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호텔에서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보통의 순례자들처럼 새벽에 출발해서 일출도 보고 아침도 사 먹기로 했다.
오늘이 호텔부터 걸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도 했다.
새벽출발일행은 5명이었다.
깜깜하지만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상쾌하게 출발을 했다.
도시를 벗어나니 산길이 이어진다. 슬슬 땀이 나고 숨이 차 올 때쯤 해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다행히 산길을 벋어나 들판에서 일출을 만났다. 일출과 운무가 정말 장관이었다. 지나가는 외국인에게 사진을 부탁했더니 자기 개와 나를 같이 찍어주었다.
멋진 일출을 보고 가다가 만난 바에서 혼자 아침을 먹었다. 다 같이 출발을 해도 따로 걷게 되고 나는 혼자 즐기는 시간들이 더 좋다. 토르티야와 카페콘레체로 아침을 먹고 이 Bar에서 스틱고무를 2유로 주고 사서 끼우고 스틱으로 소리 안 나게 편히 걸었다.
드디어 오늘부터는 같은 호텔에서 3박을 하게 돼서 제대로 빨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매일 짐 싸서 나오는 일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오늘도 사리아에서 뽀르또마린(Portomarin)까지 22.5km를 걷는데 확실히 순례자들이 많아진 걸 느꼈다. 조가비가 예쁘게 걸려있는 마을을 지나 한참을 걸었다. 걷다 보니 사람이 없어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내가 자전거길로 걷고 있었다. 도보길보다 더 많이 걷게 된 것 같았지만 한적하고 아름다운 풍경들과 하늘에 녹아들어 갈 것만 같았다.
그림 같은 시골길을 지나 드디어 멀리 마을이 보인다.
자전거길은 의도치 않게 걷게 되었지만 내가 화가라면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은 멋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저 멀리 보이는 강을 건너면 포르토마린이라는 오늘은 종착지 마을이 나온다.
너무 아름다워서 자유여행을 온다면 며칠 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도착해서 찾아간 레스토랑에 해산물요리와 맥주를 마시고 공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이날 호텔에서 저녁을 먹고 근처 슈퍼에서 니베아크림을 잔뜩 사 왔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