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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쇼콜라 Feb 25. 2024

11.척추측만증과 수술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있다면..

*저도 전문의가 아니라서 의학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가 없지만, 제 경험과 아이를 통해 알게 된 걸 간단히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이가 같은 병명을 갖고 있거나 또는 단순히 궁금하거나..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수술 이후의 내용은 남편이 직접 케어했기에 남편의 의견을 빌어 작성하였습니다.




Q. 척추측만증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알게 되나요?

척추측만증은 말그대로 척추가 비정상적으로 휘는 질병입니다.이유는 없으며 자세가 바르지 않다고 꼭 휘는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저희 아이는 자세가 좋지 않을만큼 오래 책상에 앉아 있지도 않았거든요. 원인 불명이지만 어떤 선천적인 요인일거라 추측된다 했습니다. 아마 저희가 물려준 거겠죠. 저나 남편이나 척추 허리가 그닥 좋진 않으니까... 물론 정상인들도 조금씩 휘어있으며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심각하게 휜 각도가 큰 경우에 보조기나 수술을 통해 교정합니다. 운동을 통해서는 교정할 수 없으며 통증완화 정도만 할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40도 이상이면 보조기 착용, 50도 이상이면 수술을 권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60도가 넘었기에 선택지가 수술 뿐이었습니다. 보통 정형외과에서 육안으로도 판단 가능하며 엑스레이를 찍어보면 곧장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인 저는 그지경이 되도록 모르기도 했....는데 알고 보면 왜 이걸 몰랐지?? 싶을 정도로 몸의 모양은 좀 이상했고 걸음걸이도 이상했습니다.



Q. 수술 과정은 어떤가요? 비용은 정말 이천만원인가요?

 수술은 대략 4~5시간 동안 진행되고, 기계를 이용해 휘어진 척추를 잡아준 후 나사와 기둥 등으로 고정한다고 합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피부를 절개하고 근육도 조심조심 헤치고 뼈와 신경까지..모두 신경써서 수술해야 하겠죠. 실제로 신경을 건들게 되면 하반신 마비가 올 수 있다. 라는 내용을 사전에 듣고 동의서에 싸인도 했습니다만... 아무튼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척추 골절이 되기 때문에 통증이 어마어마합니다. 게다가 살과 근육 모두 길게 절개 했으니 그 아픔도 상당하구요(레지던트 선생님 피셜 고통 순위 1,2위를 다툰다고....)그래서 수술 후에는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합니다. 흔히들 말하는 몰핀이나 펜타닐이요. 마취과 선생님께서 적절히 투여해주시기 때문에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수술 후 이틀 정도까지는 극심한 고통으로 괴로워합니다. 몸을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한두시간마다 보호자가 자세를 바꿔 줘야 하는데, 그것 때문에 남편이 그때를 케어했습니다. 심각한 통증으로 끙끙 앓으며 짜증과 눈물이 많아졌지만 남편은 그걸 온전히 다 받아주었습니다. 진통제는 일정량 투여되지만 견디기 어려울 때마다 추가로 더 투여했습니다. 일정량까지는 보험으로 되고 그 후에는 비보험이라고 했는데 비보험으로 맞은 양도 상당합니다.


 4일까지도 누워만 있던 아이가 5일째부터는 걷는 연습을 합니다. 몸만 일으키면 다리는 멀쩡하기에 바로 걸을 수 있습니다. 처음 걸을땐 뭔가 바르게 걷는 느낌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휘어진 척추에 몸이 맞춰져 있다가 바로 펴지니까 그게 이상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걸을 수 있고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퇴원 준비를 하는데 아이는 퇴원할 때까지 간헐적으로 열이 좀 났습니다. 흔히 있는 것이라고 했고 퇴원해서도 열이 몇번 났습니다.

 

 수술 후에 키는 2cm 가량 더 커졌고(아무래도 휘어진게 펴지니까) 그 이후로도 키는 더 자라서 현재(중 1 기준) 166cm입니다. 아산병원 정형외과 척추측만센터에서 수술 받았으며 대표격인 이춘성 교수님은 현재 퇴임 후 다른 병원에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저희 아이는 퇴임 직전에 수술 받았습니다.) 지금도 정기진료는 아산병원에서 받고 있으며 황창주 교수님 담당입니다.

 

 수술 비용은 정말 이천만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수술 인원이나 과정 등등을 생각한다면 그것도 싼 것 같아요..어쨌든 크고 어려운 수술이었고...아이 말로는 수술실이 크고 좋았으며 선생님들이 정말 많았다고 했거든요...수가에 대한 건 제가 잘 모르지만 여튼...우리나라 의료비는 안비싼것 같아요 진심. 게다가 아직 미성년자이고 또 치료(교정)목적으로 수술을 한 것이라서 의료보험 적용이 되서 실제로 우리가 낸돈은 약 700만원 가량이었습니다. 이 또한 비급여항목이 추가되어 조금 더 냈습니다.(상급병실 이용금액이나 진통제 등)




Q. 수술 후 아이는 정상 생활이 가능한가요? 운동 기능의 이상은 없나요?


 네, 현재는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회복기간은 좀 걸렸는데 그 기간동안에는 학교는 쉬었습니다. 병원에서는 8주 진단이 나오는데 저희 아이는 거의 4개월을 쉬었습니다. 코로나 기간과 방학을 합쳐 넉넉히 쉬게 되었습니다만 보통 8주후에는 등교한다고 하더라구요 조금 불편하겠지만. 5학년 2학기는 거의 쉬다시피 했고 6학년때 부터는 정상등교했습니다. 6학년 담임 선생님께 수술 사실을 말씀드리고 양해를 구했는데 놀랍게도 선생님의 따님도 아이와 같은 질환으로 추적 관찰 중이고 곧 수술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한 인연이고 그 덕을 많이 보았습니다.) 원래도 인품이 훌륭하신 선생님이셨지만 이런 이유로 아이를 정말 정성으로 보살펴 주셨고 반 친구들도 많이 도와주고 배려해 주었습니다.

 


 아이는 춤추는게 취미였는데 지금은 그런 걸 다 무리없이 합니다. 다만 몸을 굽히는 자세 등은 좀 불편해합니다.(아무래도 척추가 통으로 고정되어 있으니까요...) 또 오래 앉아 있으면 힘들어해서 누워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아이는 학원에는 다니지 않습니다. 집에서 아빠와 공부 중입니다. 강제로 사교육 없이 키우는 중입니다.(이에 대한 이야기도 차차 해보겠습니다.)

 

 흉추부터 요추 1번까지 고정했고 요추를 고정하게 되면 장애 등급 판정을 받게 됩니다. 영구적 경증 장애인입니다. 중학교때는 선생님께만 알려드리고 반 아이들에게는 따로 오픈하진 않았는데 그럭저럭 잘 지냈습니다. 지금은 정기 진료와 꾸준한 재활치료, 운동을 하는 중입니다. 다만 제가 걱정되는건, 혹시 어른이 되었을때 현재는 모르는 부작용이나 어려운 점이 있지는 않을까...하는 것인데 지금은 그냥 눈앞에 닥친 것들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Q. 장애 등급은 어떻게 받나요?

 병원에서도 이게 장애 등급 받는 수술임을 알고 있기에 제출서류 달라고 하면 다 알아서 주십니다. (아 무조건은 아니고 요추 고정 여부에 따라 또 달라지는걸로 알고 있어요..)그리고 동사무소에 신청서 작성후 제출하면 좀 지나서 연락이 옵니다. 장애인증 발급 받으라는...장애인은 여러가지 혜택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느끼기엔 그닥 쓸모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지하철 본인 무료 정도가 현재 쓰고 있는 혜택 정도...커서 성인이 되면 좀더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미성년자라 그런지 체감상 느끼는 건 별로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혜택같은거 안받아도 되니까...다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아직도 들어요. 뭐 그렇지만 의미없죠 지금에서는. 그냥 뭐든 잘 챙기는게 남는거....

 


 아이는 저보다 더 단단하게, 의연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거라 믿어요. 저보다 더 낫죠. 키도 저보다 큰 만큼 마음도 훌쩍 자랐어요. 저는 가끔 술을 마시면...자꾸 눈물이 나는 것만 빼면..괜찮은 것 같습니다.(술마시는 걸 아이가 그래서 질색해요 엄마가 자꾸 미안하다고 한다고ㅎㅎ)






생각보다 더 잘 크고 있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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