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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_쓰기의 말들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by 정제이

“인생은 미친 짓으로 위대해지고 글쓰기는 꾸준한 딴짓으로 가능해진다고 말해도 좋을까.”

-[쓰기의 말들} 153쪽-


은유 작가는 글쓰기에 진심인 사람

그녀의 글은 쉽게 넘어가지지 않는다.

생각하고 곱씹게 만드는 문장들에 걸려

느린 속도로 읽게 된다.

문장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을까.


글을 읽으면 저자만의 색깔이 보이곤 하는데

은유 작가님은 옅은 회색이 떠오른다.

[출판하는 마음]에서도 이 책에서도

무언가 묵직한 음울함이 있다.


장성한 자녀 둘의 이야기를 쓸 때도,

글쓰기 수업에서 만난 학인들 얘기를 꺼낼 때도

회색이 묻어있다.

그런 음울함을 글쓰기로 풀어내는 거겠지.


명랑과 인 나와는 다른 질량.

그녀의 책은

다 이해는 못해도,

포스트잇을 가득 붙이게 된다.

참신한 문장들이 가득해서.


소설보다는 평론과 르포르타주, 시, 인터뷰 등을

즐겨 읽는 저자의 식견이

104개의 명언과 한 페이지 분량 글에

촘촘하게 담겨있다.


글쓰기 방법론을 가르쳐 주기보다

안 쓰는 사람을 쓰게 만들기 위해

독자와 소통하는 책이라 맘에 든다.


아, 배운 것도 있다.

접속사, 부사 솎아낼 것.

덕분에 어제오늘, 괴상한 부사를 여럿 버렸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D


“나는 글쓰기에 재능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글 쓰는 일은 지겹고 괴로운 반복 노동인데 그 고통을 감내할 만한 동력이 자기에게 있는가. 재능이 있나 없나 묻기보다 나는 왜 쓰(고자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여긴다.”

-[쓰기의 말들] 75쪽-


잘 쓰는 방법을 배우기보다

목적 있는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이 되기.

자기 만의 글은 그 속에서 자라는 것임을,

저 문장을 통해

다시 한번 검증받은 듯하다.


그나저나

한 번도 손에 잡아 본 적 없는 평론,

올해 한 권만이라도 도전해 봐야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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