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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제이 Oct 13. 2021

러닝 50일 차

달리기 좋은 날

이제 처음 몇 미터를 뛰면 안다

오늘 러닝이 힘들지 쉬울지를

지하철에서 숙면(?)을 취한 덕인지

오늘 컨디션은 매우 좋은 날에 속했다.


이런 날은 욕심부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평소보다 더 뛸 수 있겠다고

멀리멀리 달리다 보면

돌아오는 길이 힘들고

내일 하루도 고달프다.


신서유기에서 강호동 씨가 했던 말이 있다

이 승부는 컨디션 좋은 놈이 진다.

운동 못하는 애들이

컨디션 좋은걸

실력 좋은 줄로 착각해서

촐랑대다 지거든.”


내가 그 짝 나지 않게 자중해야지.


오늘은 가장 이상적인 가을 날씨

낮엔 적당한 쌀쌀함과

쨍하게 파란 하늘과 햇빛이 기분 좋게 해주더니

저녁은 선명한 반달과 별도 제법 반짝여서

하늘보며 달리는 재미를 선사한다.


그래서 산책객도 자전거도 북적이나

내내 마스크를 써야 했지만

이젠 쌀쌀해진 공기에

오히려 마스크가 가습이 돼서 좋다.


공교롭게도

월요일부터 매일 한 번씩

누군가에게 분노를 뿜는 사람을 보고 있다.


오늘은 고등학생쯤 돼 보이는 자전거 탄 아이가

“여긴 자전거 도로! 이쒸!”

소리치며 한 러너에게 삿대질을 하고 지나간다.


저분이 자전거도로를 달린 건 잘못한 거지만

자기 나이의 두 배는 돼 보이는 어른께

그러는 건 좀…

그러는 너는 헬맷도 안 쓰고

자전거 백라이트도 안 달았잖니.


인도에 산책객이 많아 피해서 달리느라 그런 건데

게다가 그 학생의 반대편 도로를 이용해서

부딪힐 일도 없었는데,

그렇게 소리까지 지를 일인가 싶다.


조금만 양보하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행동하기

나부터 살펴봐야지

오늘은 배움이 있는 달리기였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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