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의 중용

중간 위치는 어중간한 게 아니라 근사한 자리야.

by 정제이

학창 시절 성적도 중위권에

이름도 흔해서 눈에 안 띄는 아이

(초등학교 땐 우리 반 2명이 나와 같은 이름)


숫기 없는 내가 어릴 때 시골 가면

친척 어른들이 우리 부모님께 건넨 칭찬인 듯 칭찬 아닌 말

"애가 있는 듯 없는 듯 하요잉~."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눈에 띄는걸 매우 싫어하고

혼자서 사부작 대길 좋아하는 아이였다.

부모님 속 끓이는 애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자랑할 면이 있는 애도 아녔단 말씀.


이제는 나이도 중간, 낀세대

일에서도 중간 위치쯤 됐다.

그러고 보니.

내향성이 높은 나는

나이가 들수록 중위권의 위치가 맘에 든다.

너무 긴밀하지도 느슨하지도 않게

적당한 속도로 소신 있게 움직일 수 있는

위치인 것 같아서.


어디에 적어둔 건 아니지만

중위권 인생 나의 모토는

"가늘고 길게."인듯하다.

그게 중위권의 중용 아니겠나 싶다.

그래서 내린 오늘의 결론

중간 위치는 어중간한 게 아니라 근사한 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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