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사람 관찰

출근길에 마주치는 사람들 관찰하기

by 정제이

아침 출근 시간이 일정하니 익숙한 풍경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

이십 대 중반쯤 돼 보이는 여성인데 걸음걸이가 독특하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서 발 앞부분으로만 걷는다.

까만 얼굴에 마른 장작 같은 몸으로 휘적휘적 걷는 그녀를 볼 때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품이 살아서 걷는다면 저렇지 않을까 싶다.


책가방은 어깨에서 흘러내려 팔꿈치에 걸쳐있고

그 와중에 손에는 문제집으로 보이는 책을 들고 시선도 책을 향한 채 걷는다.

어딘지 위태로워 보이는 분위기다.

정신이 아픈 건지 몸이 아픈 건지 아니면 둘 다 아픈 건지...


어딜 가려고 나온 건지, 목적지가 여기 공원인 건지 모르겠으나

지난 여름부터 꾸준히 같은 시간에 보다 보니 이젠 안 보이면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해진다.

저 멀리서 휘적휘적 걸어오는 모습을 보면 내심 반갑기까지 하다.

어쩌면 공원 한 켠에 있는 지체장애우 시설의 학생일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든 건 최근이다.


두 번째 풍경.

출근길에 지나치는 공원에는 트랙이 있다.

아침에는 동네 주민들이 이 트랙의 주인이다.

가끔은 청년들이나 인근 고등학교 육상부 학생들이 뛸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네 주민들 차지다.

풍류 좋아하는 어르신들은 핸드폰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걸으신다.

주민들 간의 암묵적 동의가 있는 걸까.

그렇게 걸어도 딱히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겨울이 시작된 요즘은

머리 쪽은 모자에 마스크에 목도리로 완벽히 가린 채

몸은 무채색 패딩점퍼로 통일해서 입고 한 방향으로 걷는다.

그 광경을 보면 쌍둥이거나 모두 친척 같단 착각이 든다.

어쨌든. 아침에 이곳은 젊음과 건강유지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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