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물공포증 극복하기
지금은 아니지만.
집 근처 YMCA 수영장을 다닌 적이 있다.
물공포증(대학생 때 파도에 휩쓸려 죽을 뻔한 기억으로 생긴)을 극복해보려 새벽 수영반에 다닌 적이 있다.
남들은 한 달이면 떼고 올라가는 초급반을 무려 6개월간 머물렀지만 어쨌든 이젠 물에 떠서 수영할 수 있을 정도로 담대(?)해 졌다.
광안리 바다에서 SUP도 탔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사 년 정도 다닌 수영장을 추억하면
입구에 들어서면 나는 수영장 락스 냄새와 함께
“저희로 다 하나 되게 하소서.”란 액자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YMCA에서 운영하던 곳이라 성경구절을 걸어 놓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다른 수영장은 다닌 적 없어 모르겠으나, 이곳에서는 단합(내지는 화합)을 중요시했다.
주중에는 가끔씩 레일 별로 회원들을 한 줄로 손잡고 발 스트로크만으로 헤엄쳐 가기를 시킬 때가 있다.
토요일에 가면 4개로 반을 나누던 레일을 걷고 수중 배구 게임을 하기도 했다.
마무리 스트레칭 시간에는 항상 두 명씩 손잡고 발 스트로크를 시키거나 서로의 어깨와 머리 마사지를 시켰다.
그래서일까.
나는 같은 레일에서도 속도가 제일 느린 탓에 뒤따라 오는 회원들이 추월해 가야 하는 성가신 존재지만. 누구도 나한테 눈치를 주질 않았다.
오히려 팔 스트로크는 이렇게, 평형할 때 다리는 이렇게 해보라며 가르쳐 주기도 했다.
그러니까 내가 물공포증을 이겨 낼 수 있었던 건 나의 의지도 중요했지만.
6개월간 나를 포기하지 않았던 초급반 선생님과 나를 격려해준 회원님들 덕분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액자에 걸린 말씀대로 “우리가 다 하나가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