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하트 수집 일기 ♡
빨강 : 오늘 간식 맛있어요.
나 : 집에 가서 엄마한테 만들어 달라고 해요. 감자 버터 구이예요.
빨강 : 저 못 외워요. 선생님이 써 주세요.
주황 : 저도 써 주세요.
노랑 : 이난주 그려줘.
나 : 그려주세요 해야지.
노랑 : 이난주 그려주세요.
나 : 이난주? 이난주가 뭐야?
노랑 : 이난주! 이난주!
(간신히 알아낸 이난주는 '인어공주'였다.)
초록 : 선생님, 저 공주 할래요.
파랑 : 저도 공주 할래요.
남색 : 다 공주만 하면 어떻게 해? 하인 하는 거 힘들어.
파랑 : 공주도 하인한테 시키는 거 힘들어.
나 : 보라야, 오늘 점심에 뭐 먹었어?
보라 : 몸에 좋은 나물 반찬 먹었어. 근데 사과가 맛이 없어서 죽었대.
나 :???
원아 중 최연소는 6개월 남아. 만 3세 반에 누나가 있다. 사업하시는 어머님은 늘 바쁘시고 육아휴직 중인 아버님이 등하원을 함께 하신다. 하루는 아버님이 아주 일찍 데리러 오셨고, 누나는 신이 나서 하원했다. 예방 접종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아버님은 볼일이 있어 다시 원으로 누나를 데려왔다. 누나는 한참을 목놓아 울부짖었다.
퇴근하라 하고선, 다시 회사에 와서 야근을 하라면 목놓아 울부짖고 싶지 않을 직장인은 없을 것이다. 너무 일찍 그 속상함을 알아버린 아이가 안쓰러워 한참을 안아 주었다.
다음은 어린이집 연장반 교사와의 일문 일답입니다.
Q. 3개월을 무사히 보낸 것은 축하합니다. 할 만하신가요?
A. 시간이 그렇게 되었군요. 하루도 짧은데 한 달도 짧더라고요. 할 만하다고 생각하려도 노력합니다.
Q. 힘들다고 들리네요. 언제가 가장 힘든가요?
A. 이유 없이 무턱대고 널브러지는 아이들을 상대할 때 힘이 들어요. 달래도 보고 엄포를 놓아 보아도 아무것도 안 통해요. 담임교사가 와서 바로 달라지는 아이를 보면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직 정리 습관이 잡히지 않아 정리 시간도 힘이 듭니다. 저 혼자 다 치우고 있는 기분이에요.
Q. 엄마일 때와 교사일 때는 많이 다른가요?
A. 정말 달라요.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무조건 보듬어 주었는데, 처음부터 그래서는 안 되었던 것 같아요. 이제 말을 도통 안 들어요. 엄마 마음과 교사 마음 가운데 교사의 마음을 더 많이 장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들 키울 때 생각이 많이 나요. 저 나이 때 어땠는지, 우리 아이들은 원에서 어떤 아이였을지 혼자서 상상하곤 해요.
Q. 언제 아이들이 가장 예쁜가요?
A. 일찍 하원할 때요. (웃음) 아이들은 다 예쁘죠. 얼굴이 예쁜 아이도 예쁘지만, 각자의 예쁨을 발견하고 수집해요. 잔소리하는 애, 잘 삐지는 애, 걱정이 많은 애, 소심한 애, 완벽한 애,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애, 리더십이 있는 애, 그리고 빌런. (다시 한번 강조) 각자의 예쁜 모습을 크게 보려고 노력해요.
Q. 앞으로의 각오가 있다면요?
A. 특별히 어떻게 해야겠다 싶은 건 없어요. 제가 이렇게 하겠다고 해서 그대로 되는 세계가 아니더라고요. 그저 무사히 무탈히, 잘 놀고 다치지 말고 기분 좋게 하원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