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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m Lee Feb 17. 2016

내가 책을 읽는 이유


경험해야 한다.

사람은 제 경험치만큼 알고 그 안에서만 산다. 꼰대가 하는 말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그의 시대의 경험이 나의 시대의 경험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부모는 알리 없다. 내가 얼마나 전략적으로 피 터지게 공부해야 스카이 혹은 인 서울 대학을 갈 수 있는지. 내가 얼마나 자소설을 써대야 대기업에 갈 수 있는지.  


친구들도 모른다. 내 이별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내 상처가 얼마나 아린지. 떠나간 것들이 나의 세계를 얼마나 뒤흔들어 놓았는지.


그저 각자의 경험치로부터 가늠할 뿐이다. 나는 사귐에 있어 공감능력을 중요시한다. 책 속에는 다 있다. 각자의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이해하라고 강요하진 않지만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배운다. 그래서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공감능력이 상승 가능하다.


나같이 대대로 오지라퍼의 피가 흐르는 사람들은 더욱이 책을 읽어야 한다. 오지라퍼는 지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어쩔 수 없이 조언하려 하고 충고하려 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제 스스로 경험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종이짝으로라도 경험해야 말발이 선다. 그래서 나도 닥치고 읽는다.


글은 너무 아름답다.

'가나다라' 글자의 조합이 해봤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세상에는 내가 들어본 적도 없고 쓰지 않는 너무도 아름답고 신기한 단어의 합, 문장들이 너무 많다. 나는 소설가를 통해 재탄생한 그러한 글들을 비교적 싼값에 접할 수 있어 감사하다.


나는 무식하다.

지적으로 보인다면 영혼까지 팔 기세인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많이 읽고 읽어 지적 허세를 계속 부릴 예정이다. 물론 재미없는 책도 있다. 생각해보면 주위에 핵노잼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데 매번 읽는 책도 재밌을 리 만무하다. 그냥 사람처럼 많이 읽다 보면 매력적인 책을 보는 안목이 생길 것이다. 안 생기면 전문가의 손길을 찾으면 될 것이다.


한 권의 책이 되고 싶다.

궁극적으로 나는 내 인생이 한 권의 잘 짜인 책처럼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좋은 책의 구성, 기승전결 구조는 어떠한지 한 장 한 장 서사가 탄탄한지 보고 배우는 중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 주인공들도 매력적이면 좋겠다. 물론 주인공의 매력도가 가장 중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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