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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m Lee Aug 30. 2016

문제보다 존재

'문제'와 '존재' 중 뭣이 중헌지 묻는다면 열에 아홉이 '존재'라고 답하겠지만 실상 우리는 그놈의 '문제'에만 집중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친구가 남친과 헤어졌다고 하면 슬픔에 빠진 친구의 존재 자체보다 '왜 헤어졌을까?'가 먼저 궁금하다. 그들의 '문제'가 먼저 다가오는 것이다.


나도 많은 이슈들에 접근할 때 '문제'에 먼저 집중하지 당사자들의 '존재'에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을 때가 많다. 당장 나의 이슈들에도 나는 나 자신과 나와 관련된 사람들의 '존재'보다 상대가 나에게 던져주는 혹은 내가 일으킨 '문제'의 인과관계 등을 따지느라 바쁘다. '문제'를 파고든다는 것은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책임질 주체를 찾는 작업이다. 잘된 일이면 그것을 누구 덕으로 돌리느냐에 잘못된 일이면 그 '문제'의 책임을 누가 지느냐를 찾느라 혈안이 되어있다.


'문제'는 항상 해석의 차가 있지만 '존재'는 의심의 여지없이 귀하고 귀하다. 그 누구도 생명의 가치를 부정하지 않는다.


내가 믿는 신은 우리 '존재' 자체를 귀히 여겨 우리 '문제'는 잘잘못을 따지지 않으시고 덮으시고 십자가에 피 흘려 돌아가셨다는데 나는 고작 돈 몇 푼에 그리고 날 선 말 한마디를 못 견뎌 문제화했다.  뭣이 정말 중헌지도 모른 채 나와 너의 '존재' 자체를 감사할 줄 모르고 우리의 보잘 것 없는 '문제'들에만 너무 집착했던 것 같아 오늘은 한없이 내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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