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문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ram Lee Sep 02. 2016

나는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

나는 외향적인 사람(Extrovert)이냐 내향적인 사람(Introvert)이냐는 질문에 주로 외향적이라고 답한다. 사람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니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한다면 주위 사람들이 콧방귀를 뀔 것만 같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흑백논리처럼 극단으로 나뉘지는 않듯이 우리는 외향적이기도 하면서 내향적인 사람도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혹은 사람들 속에 둘러 싸여 있고 그것을 즐기면서 한편으로는 혼자 있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누구나 한 번쯤은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이런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진 사람들을 '양향 성격자(Ambivert)'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너무 어렸을 때부터 외향적, 혹은 내향적 구분 짓기를 통해 성격 특성의 스펙트럼을 더 넓히지 못하고 그 상태로 머무른다고 지적했다. 생각해보니 나도 '나는 외향적이야'라고 어느 정도 스스로 결론을 내리고는 내향적 특성이 보일라치면 이를 지극히 경계한 것 같다.


'제3의 성격'인 양향 성격자들은 내향과 외향 성향이 어느 하나 지배적이지 않고 균형을 이뤄 더 원만한 인간관계와 개인적 평정을 유지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 속에 있어도 관계에 지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본인에게 집중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업무, 결혼, 육아 등에 더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고 한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힘들어 하지만 멍을 때리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쓸 때는 혼자가 훨씬 편하다. 혼자서 작업할 때에 더 좋은 결과를 얻을 때가 많다. 누군가 옆에 있었으면 하지만 굳이 누가 없어도 내가 흐려지거나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오히려 내 색깔이 더 뚜렷해지기도 한다.


'양향 성격자'들이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하니 이제 와서 '나 양향 성격자인가 봐'라는 글을 쓰는 것은 아닌다. 혹여나 나처럼 특정 성격 딱지에 갇혀서 진짜 자신을 들여다보지 못한 사람들이 조금 측은해졌달까. 나는 외향, 내향, 양향 어디로 갖다 놔둬 또 제 꼴로 살 테다. 그러니 너도 그렇게 살아. 너무 널 가두지 말고.     



매거진의 이전글 문제보다 존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