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득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by Boram Lee

간혹 침묵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네들은 침묵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 정말 안간힘을 쓴다. 재잘재잘 안개 낀 말들을 늘어놓고 그 속에서 무언가 의미를 찾고자 숨바꼭질한다. 때로는 그 말속에 자기가 숨어놓고 자신이 길을 잃는다. 가끔은 둘 사이에 음소거 버튼이 있다면 누르고 싶을 정도이다. 정작 나는 침묵이 아무렇지도 않은데 말이다.


나는 편한 사람과 얼마든지 아무 말 없이도 침묵과 그 헛헛한 공기를 공유할 수 있다. 내 사람과는 입 밖으로 꺼낸 말들이 오가지 않아도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그냥 그 존재만으로 모든 것이 다 괜찮다. 하지만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혹시나 나와 가까워지고 싶은 이가 있다면 그냥 내가 아무 말이 없어도 괜찮은 사람이란 걸 알아주면 좋겠다. 무슨 말을 꺼낼까 고민하기보다 무슨 마음을 보여줄까 고민해주면 고맙겠다. 그 마음을 보여주는 방식이 대화가 아니어도 무방하다.


꼭 맞는 사람을 만나면 말하지 않아도 안다. 그 마음 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