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씬디 cindyism Sep 26. 2020

과정의 과정, 그 안의 나

오늘은 나를 좀 더 힘껏 안아주기로 했다.










우울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힘들다, 우울하다, 쉬고 싶다는 말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내가 요즘 이 말을 달고 산다.


내가 아는 나는 분명 이렇지 않았는데 요즘은 나 스스로가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자주 한다.


인도라는 환경이 주는 더딘 업무 진행,

제조업의 특성인지 점점 거칠어지는 성격,

사회 초년생으로서 겪는 어려움과 업무처리 미숙,

타지에서 홀로 지내야 하는 외로움 및 코로나로 인한 활동 제약,

등등 여러 가지 이유를 댈 수 있지만 여기까지만 하겠다.


우울감을 느끼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3개월에 한 번 오던 게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씩 오고 있다.


이러다 정말 일상으로 자리 잡는 게 아닐까

나중에는 내가 더 아프진 않을까 무서웠다.


평소라면 그냥 넘길 수 있는 것들에 짜증을 냈다.

인도인 직원들에게 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냈고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을 했다.


내가 누군가로부터 받고 싶지 않은 행동을 내가 남에게 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혼자 후회했다.


내가 나를 돌보지 않은 것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미안했다.





상대에게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다 털어놓으며 보여주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그 사람도 힘들 텐데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상대에게 버겁지는 않을까.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른데 내 이야기를 듣고서는 본인이 멋대로 나를 판단해버리지는 않을까.

혹은 이 사람이 내 이야기를 해도 될 만큼 나와의 관계가 두터운 게 맞는지에 대한

불확신과 두려움 때문에도 말을 망설인다.


일은 알면 알수록 어렵고 인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복잡해진다.


과정이라는 말이 위로가 되질 않는다.

잘하고 있다는 말이 위로가 되질 않는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있는 게 스스로에게 용납이 안 되고 화가 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잘 풀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더 강해지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냉정함을 선물로 줘야 할지

관대함을 선물로 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가끔 주눅이 들 때도 있고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나에 대한 자신감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잃지 않고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씨익 – 웃으면서 밝게 인사하는

나는 항상 언제나처럼 반짝이는 그런 젊은이라면 좋겠다.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다.

나는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2020년의 끝자락, 인생은 끝없는 변화와의 마주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