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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디 cindyism Feb 02. 2020

흔들림과 다짐의 반복, 그 사이에서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

이 곳에서의 한 주는 하루와 같다. 

그 정도로 시간이 빠르다. 


델리에 온 지 그리고 인턴생활을 시작한 지가 벌써 2주가 되었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사실 지난주 일요일까지만 해도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 미친 듯이 흔들렸다. 내가 예상했던 것 혹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일이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항상 새로이 무언가를 시작할 때 지나치게 기대를 하는 편이다. 그러한 습관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습관이 이번에는 이토록 나를 흔들리게 만들었다. 


나는 인도에 큰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를 가지고 왔다. 

해외취업을 항상 가슴에 두고 살았고 지구 상의 어디서든 경계를 나누지 않고 내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싶었다. 그리고 잘하고 싶었다. 


잘 해내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업무도 업무지만 회사 분위기와 시스템, 큰 틀을 보는 데에 시간을 투자했다. 대표님을 뵈었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러던 중 몇 가지 확실히 하고 싶었던 부분들이 있었다. 그리고 내내 고민을 하다 결국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다 말을 해버렸다.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 누구도 아닌 내 인생이고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래야 하니까. 


그리고 그러한 나의 행동은 충분히 옳았다.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말하고 나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간 기분이 들었고 폭풍같이 흔들렸던 마음도 다시 잔잔해졌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칼럼을 쓰고 일주일에 한 번씩 10분짜리 영어 PPT를 발표한다. 전화와 메일, 환율을 체크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매일 보고서를 작성해 우리 부서의 업무를 체크하며 진행상황을 보고한다. 


계획을 세워 일을 진행하지만 큰 틀을 제외하고는 항상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새로운 업무, 일들이 계속해서 들어온다. 그러면 하던 것은 하던 대로 해야 하고 새로운 업무는 새로운 업무대로 쳐내야 한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며 매 순간 나를 위로하지만 여유가 없어서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사소한 것들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으며 어려울 것 같았던 일들은 역시나 시간이 많이 걸린다. 멍해지고 싶지만 멍해질 시간이 없다. 그럴 시간에 빨리 일을 끝내는 게 나으니까. 가끔씩 투정을 부리고 싶지만 나를 도와줘야 하는 사람은 없다. 회사에서는 그럴 수 없는 것이다. 계속 부딪혀서 몸으로 흡수하는 방법 말고는 내게 선택지가 없다. 

매 순간 바쁘게 지내다 보니 잡생각이 사라졌다. 내 삶에 이렇게 1분 1초가 소중했던 순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주어진 5분, 10분이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 점심과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시간과 잠깐 바람을 쐬며 짜이를 마실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단 5분이라도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있을 수 있는 시간과 잠을 자는 시간. 


이 모든 시간들이 소중하다. 

그리고 행복하다. 

앞으로 분명 더 많이 흔들릴 것이다. 미친 듯이 흔들릴 것이고 후회를 할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아파할 순간들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순간들을 이겨내고 성장했으면 좋겠다. 배울 것이 많다는 것 하나는 확실하니까. 


더 멋진 말들을 꺼내어 글을 쓰고 싶은데 잠이 너무 와서 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주도 수고했다. 

처음부터 흔들리는 게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으니까. 

좋은 생각만 하면서 지금을 즐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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