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주재료는 다양한 채소와 두부, 계란을 사용하고 고기는 혈관건강에 좋지 않은 붉은 고기 대신 닭고기, 오리고기를 사용하려 한다. 물론 나는 지글지글 오겹살, 숯불향 입힌 뼈가 씹히는 오돌뼈, 소고기는 대도식당 등심을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아주 가끔 특식으로 먹고 데일리로 내가 하는 집밥은 재료 선택부터 건강에 이로운 것이 1번이다.
우리 집에는 식기세척기가 없다. 집주인분이 상판에 구멍 뚫는 것에 부담을 느끼셔서손설거지로 살고 있다. 내 집 마련을 하면 식세기부터 들이고 싶은데, 식세기 없이 삼시세끼 밥해먹이면 설거지가 넘쳐난다. 옛날 어머니들은 식세기도, 세탁기도, 건조기도 없이 어떻게 그 많은 아이들을 키우셨을까? 진짜 초인적인 힘이다.
사람은 없으면 없는 대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편한 환경에서 편리함을 누리다 그것이 상실되면 아주 고통스러울 것이다. 나는 손설거지에 꽤 적응이 되었다. 훗날 식세기를 들이는 날 느낄 짜릿함을 마음에 간직한 채 매일 설거지한다.
다만 매일 주방 장승처럼 밥하고 설거지하는데 그 노력이 좀 더 우리 가족 건강에 유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태생이 부지런한 것은 절대 아닌 나는 노력형 인간이므로 계기가 분명해야 움직인다.
'맛'만으로는 그 많은 설거지를 하기 싫다. 동기부여가 안된다. 그래서 나는 맛만 좋은 음식은 하기가 싫다. 배우고 싶은 의욕도 없다. 그런 건 그냥 스페셜하게 가끔 밖에서 바깥맛으로 즐기고 싶다.
추후 식세기를 들이면 달라질까?
무튼 이건 그제 한 레시피다. 5일 전쯤 아무 생각 없이 훈제고기, 아스파라거스, 양파, 마늘을 쌀이랑 다 때려 넣고 밥 했다가 완전 느끼한 오리죽을 만들어 버렸다. 마늘, 양파, 아스파라거스는 입안에서 뭉개져버렸다. 바보 같은 나 자신이 한심해서 분통이 터졌다. 괜히 훈제오리랑 아스파라거스가 꼴도 보기 싫어졌다. 그건 곧 《1-99퍼센트 미완성 레시피》에 연재될 것 같다.
이건 그 망한 오리죽을 계기로 발전 한 레시피. 아직 나는 요리초보고 매일 배우고 실습 중이다. 실패를 경험 삼아 재도전한 오리솥밥. 고소하고 알싸한 마늘향이 입혀진 오리고기는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다. 26개월 아이와 육식파 남편의 합격점을 받았다.
1. 오늘은 왠지 찰기 도는 찰흑미와 조선향미가 당기는 날이다. 보통날은 현미, 보리 통곡물밥을 먹지만 가끔은 원하는 잡곡과 맛과 향이 좋기로 유명한 조선향미 백미를 1:1로 섞어 밥을 짓는다. 찰흑미, 백미를 씻어 10분 이상 불린다.(당뇨식단 중인 분들은 백미는 혈당이 많이 오르니 지양하고 찰흑미 비율을 높이거나 늘보리압맥, 칼집현미와 섞어 먹는 것이 좋다.)
2. 마늘, 양배추를 흐르는 물에 헹궈준다. 마늘은 꼭지 제거 후 편 썰고 양배추는 두 줌 정도 채 썰어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