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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 얻은 것에 감사할 때

나누는 행위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by 별경

영희의 친정엄마 혜자는 영희가 10대부터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가 있는 단체에 영희 이름으로 일정 금액을 후원했다. 종종 혜자는 말한다. "네게 이렇게 좋은 일이 있는 것이, 큰돈은 아니지만 내 형편껏 니 이름으로 기부한 덕 아닐까 싶다. 너도 니 도움 필요한 곳에 도우며 살아래이."


결혼 전 철저한 개인주의자로 살아온 영희는 서른넷 아이 엄마가 된 후로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다. 다시 태어난 느낌. 아이의 생일이 두 번째 생일 같다. 어제와 같은 세상인데 새롭게 보이고 보이지 않던 것들이 훤히도 보이는 느낌. 아이들이 보이고, 엄마가 보이고, 아빠가 보이고.. 어린이를 마음에 품은 수많은 어른아이들이 보인다. 소년, 소녀를 간직한 할머니, 할아버지도 보인다. 번 설날 용돈봉투에는 엄마, 아빠, 할머니 대신 본디 각자의 이름을 적어본다.


영희는 차에 관심이 없어 차종을 잘 른다. 첫 차 아반떼를 샀을 때 주차장에 아반떼만 눈에 띄었다. 요즘은 도로 위 쉭쉭 지나는 차 중 현대 베뉴만 보인다. 이사를 계획 중이라, 부동산을 종종 가는데 부동산 사장님께 "어머, 이 라인에 언제 이렇게 부동산이 많아졌데요?" 했더니 "영희 씨가 이제 부동산에 관심이 생기니, 부동산이 보이는 거죠. 원래 많았답니다." 이야기까지.


내게 있는 것이 잘 보이고, 내 마음에 품은 것이 잘 보인다.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니 말하지 않아도 만나지 않아도 곳곳에 존재하는 엄마들의 마음이 보인다. 2030대를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꿈을 품고 지방에서 상경한 청년을 보면 그 시절 내가 떠오른다. 그때 나에게 밥 한 끼 사주고 싶은 마음에 과거 나와 닮은 현재의 그녀에게 밥 한 끼 같이 하자고 해본다. 내가 받았던 어른들의 따뜻한 손길을 나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거창하지 않지만 그때그때 감사한 것들은 모아서 하지 않고 바로바로 생각날 때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해본다. 나에게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창하지 않고 소박한 것이 좋다.


매일 하루 행복의 빈도를 높이는 마음습관

상대를 생각하며 작은 설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얻는 기쁨은 받는 순간의 행복을 능가한다. 직접 고른 카드에 손편지도 좋고, 시간을 간직한 낙엽도 좋다. 함께 찍은 사진을 인화해 액자에 끼워줘도 좋고, 시한구절을 메모지에 써서 손코팅을 해줘도 좋겠다. 갓 지은 집밥도 좋고, 여건이 된다면 일상을 이어 줄 찻잔, 무얼 담아도 더 근사해 보이는 접시도 좋겠다. 거친 손을 감싸줄 핸드크림도 좋고, 지친 몸을 마사지해 줄 아로마오일도 좋다. 언제부턴가 마음을 전하기에 적당한 것들을 상비식량처럼 구비해 둔다. 감사한 순간을 미루지 않고 그때그때 마음을 전한다. 이 과정 몸에 익어 삶을 채가면, 한 장 한 장 켜켜이 쌓인 충만한 행복을 로부터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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