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링을 받고 왔다.
윙 돌아가는 엑스레이를 찍길래 "오늘 스케일링하는 거 아닌가요?"물었다. "오늘 치과 검진도 예약되어 있으셔서요."
전체 구강검진+스케일링 인가, 언제 앉아도 긴장되는 치과 체어에 앉았다. 아침에 내가 차려준 밥을 뚝딱 비우고 간 남편이다. 짙은 녹색 수술복이 제법 멋져 보인다.
누구한테 받을래? 우리 선생님도 나보다 잘하셔.
뒤에선 선생님이 씨-익 웃으시며 절레절레, 남편을 가리킨다.
나야 오빠가 해주는 게 편하지. 하고는 체어에 누웠다.
아프면 왼손 들어~
여기 좀 아프겠다. 참을만해?
시릴 거야. 미안해. 좀 세게 할게~
못 참겠으면 왼손 들고
전체적으로 깨끗하네. 전에 치료한 것도 다 붙어있고, 충치는 없는데 커피를 좋아해서 착색이 좀 있고 약간 마모된 부분 보이는데 딱딱한 거 가능한 많이 씹지 말고, 양치할 때 좀 박박 닦지 말고 좀 살살하는 게 좋겠다. 이갈이 주의하고.
아, 그리고 이것 좀봐. 여기가 물혹이야. 코물혹. 정확한 건 CT 찍어봐야 알지만, 그래도 아직 보이긴 하네. 내가 보여준 영상으로 코세척해 보고 혹시 불편하면 얘기해 봐.
얼마 전 이비인후과에서 코물혹이 생겼다는 말에 잔뜩 긴장해 일주일간 항생제를 먹은 나를 보며, 속으로 이래저래 신경이 쓰였나 보다.
오늘의 치료가 꽤 만족스러운 나는 남편에게 "아주 스윗해. 치료가"했더니 웃음기 머금은 쑥스러운 얼굴로 "그럼 안 스윗한 게 좋냐" 말한다.
어느새 부모 같고 짝꿍 같고, 때때로 서운하기도 하지만, 이젠 가장 좋은 소식은 제일 먼저. 그보다 가장 무서울 때 찾게 되는 사람도 1번이 돼버린 남자. 새삼 남편에게 고마운 날이다.
250123 /아침의 대화
"내가 제일 예뻐, 히히"
"너는 제일 귀엽지. 예쁜 건 엄마가 제일 예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