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indy Yesol Lee
Nov 09. 2023
언니 글 이후로 한 달이 넘어버렸네 헤헤
벌써 11월이라니.. 곧 올해가 끝난다.
그런데 아쉽기보다는 임신 중기를 간절히 기다려서 그런지 11월이 된 게 참 좋아.
추석 때 친척들이 다들 축하해 주시고 또 임신 초기는 조심하라고 걱정도 해주셨지. 그리고 그때는 배도 안 나와서 청바지를 입고 발랄하게 갔었네.ㅋㅋ
지금은 똥배처럼 배가 나와서 레깅스만 입고 있어. 그래도 아직은 겉으론 표시는 안나.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호칭이 아직은 아가씨라고 후후
배가 많이 나오면 이제 나를 뭐라고 부르면서 복이 많으시네요 말을 거실까 궁금하다ㅋㅋ
그동안 시어머니와 우리 엄마 두 분 모두 번갈아가시며 무거운 거 들면 안 된다 비포장도로 자동차로 오래 타면 안 된다 아이스크림 먹으면 안 된다 수영하면 안 된다 등 많이 염려해 주셨지.. 그때마다 나도 겁나더라고.
그래서 더욱 조심하면서 안정기라는 16주를 정말 기다렸어. 날이 유독 따뜻하고 화창했던 이 가을날이 빨리 가길 기다렸어.ㅎㅎ 이제야 맘이 좀 놓여.
요새 배가 나오니 점점 실감이 나고 있어. 그리고 '엄마'라는 말이 조금은 친밀하게 느껴져. 내가 모성애가 다른 사람들만큼 있을까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내 삶이 달라지는 모습에 힘들어하게 되진 않을까 여러 생각이 아직도 있지만 그래도 둥둥이를 낳고 둥둥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기대돼.
(엄마의 주장으로 마지못해? 태명을 바꿨지만 둥둥이가 귀여워서 바꾸길 참 잘했어.ㅋㅋ)
최근에 미야자기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영화를 보고 왔어. 주인공 소년 마히토는 사라진 새엄마를 찾기 위해 신비한 다른 세계로 가서 불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소녀를 만나서 친구가 돼. 그 소녀는 몇 년 전 병원화재로 돌아가신 마히토의 엄마였어.
그들은 원래 속해있던 세계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는데 마히토는 불소녀에게 안된다고 말해. 가면 병에 걸리고 화재로 죽게 된다고 하지. 하지만 불소녀는 마히토를 낳는 일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말하며 원래 세계로 돌아가.
그 장면에서 눈물이 펑펑 났어.
많은 엄마들이 같은 생각일까? 아이를 낳으면 언니말대로 냉탕과 열탕을 오가는 인생이 시작되겠지. 두려운 일이 10가지라도 아이의 존재라는 한 가지 이유로 모든 게 멋진 일이 될 거라는 용기를 받았어.
점점 둥둥이를 만날 날이 기대된다.
그래도 아직 둥둥이가 뱃속에 있을 때 제주도 가족여행 자유롭게 즐겨야지!! 이제 낼 우리 공항에서 만나겠네. 즐거운 여행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