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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 Aug 01. 2018

2018년 7월 하반기의 영화들

2018년 7월 하반기 극장에서 관람한 개봉작 5편.

인크레더블 2 (브래드 버드)

빅 식 (마이클 쇼월터)

어느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크리스토퍼 맥쿼리)

한나 (안드레아 팔라오로)




R070 <인크레더블 2>

픽사 스튜디오의 신작 ‘인크레더블 2’는, 2004년작 ‘인크레더블’ 이후 무려 14년 만에 등장한 속편이다. 브래드 버드가 전편에 이어서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투모로우랜드’라는 실사영화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브래드 버드가 (‘아이언 자이언트’, ‘라따뚜이’에서처럼) 다시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한 작품이다. 전작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현대에 화두가 되고 있는 사회적 담론들을 영화 속에 적절하고 탁월하게 녹여내고 있는 본 작품에서는 남녀 성역할, 사회적 소수자 등의 화두가 진진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캐릭터 각각의 특성과 능력을 십분 활용하는 부분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14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변함없는 완성도로 찾아왔다는 사실이 반가운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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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2 (Incredibles 2, 2018)

dir. 브래드 버드

★★★



R071 <빅 식>

따뜻하고 유쾌하다. 파키스탄 출신의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쿠마일 난지아니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로 각색해 만들어진 ‘빅 식’은, 그가 각본을 쓴 것은 물론 실제 배우로 출연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실화가 가지는 강력한 이야기의 힘을 어떻게 살려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이 영화의 작법은 굉장히 영리한 동시에 효과적이어서,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순식간에 동화시킨다. 실제 자신을 연기한 쿠마일 난지아니의 연기도 물론 좋았지만, 이 영화에서 더욱 돋보이는 것은 조 카잔, 홀리 헌터, 레이 로마노의 호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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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식 (The Big Sick, 2017)

dir. 마이클 쇼월터

★★★



R072 <어느 가족>

‘어느 가족’은 그가 십수 년 간 만들어왔던 가족영화의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리고 최근 ‘세 번째 살인’ 등으로 다소 다른 장르를 탐색하는가 싶었던 그가 더없이 그다운 이야기로 돌아왔다는 점에서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세계의 한 정점으로 보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불완전한 이들이 이루는 가족이라는 사회적 집단을 통해서, 본질적 관계와 (일본이라는) 특수한 사회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왔다. 이번에 가족을 하나로 묶는 것은 ‘도둑질하는 이들’ 그리고 ‘소외된 이들’이라는 특성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혈연이 아닌 관계로 묶인 6인의 모습을 처음부터 하나의 덩어리처럼 담아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이 영화에서 이야기의 발단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유리(사사키 미유)가 가족으로 들어오게 된 사건이지만, 이 영화에서 가족의 모습이 처음으로 등장할 때 유리는 이미 가족의 일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리고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직전 장면을 통해 (그가 계속해서 다루어왔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환기하는 반면, 마치 에필로그이자 영화의 핵심을 역설하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 쉽게 흘려보낼 수 없는 여운을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도둑질이라는 소재는 물론, (성애, 성인업소, 아동학대 등) 그가 만들었던 여느 영화보다도 직설적인 묘사를 통해 일본 사회의 뒷면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가감없이 던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니까, 1995년 ‘환상의 빛’으로 데뷔한 이래 23년 동안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천착해 왔던 가족 그리고 사회에 대한 고찰과 상념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어느 가족’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기쁘고도 당연한 일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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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족 / Shoplifters (万引き家族, 2018)

dir. 고레에다 히로카즈

★★★★



R073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작정하고 끝내주는 첩보 블록버스터. (매번 다른 감독을 기용한다는 시리즈의 전통을 깨고) 전작에 이어서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전작에서 조금 주춤하는가 싶던 시리즈의 기세를 다시 확연하게 살려놓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캐릭터만을 유지할 뿐 각각의 영화마다 독립된 이야기를 표방하는 것 같던 이전 네 편과 달리,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과 이번 영화는 직접적으로 이어진다. 14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엇나감 없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이끌어가는 이번 작품은 첩보영화라는 장르로서 봐도 짜임새 있게 호흡하고 있지만, 액션의 측면에서 볼 때 특히나 임팩트가 굉장하다. 극중 인상깊은 액션 시퀀스가 여러 차례 등장할 뿐더러, 특히나 마지막 부분의 헬기 추격씬부터는 손에 땀이 흥건할 정도로 연출의 완급 조절이 굉장하다(아이맥스 포맷은 이 부분에서 유일하게 화면비가 1.9:1로 전환되는데, 영화의 백미이기 때문에 아이맥스로 보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사실 J.J. 에이브람스의 ‘미션 임파서블 3’ 그리고 브래드 버드의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전작에 다소 실망한 이후로 이 시리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번 작품을 보고 나니 앞으로도 기쁜 마음으로 이 시리즈를 기다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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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 2018)

dir. 크리스토퍼 맥쿼리

★★★☆



R074 <한나>

이탈리아 출신의 안드레아 팔라오로가 영국 출신의 샬롯 램플링과 함께 프랑스에서 프랑스어로 만든 ‘한나’는 최소한으로 보이고 최대한으로 숨긴다. 과거의 원형적인 사건이 영화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과거의 사건에 대한 묘사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과거의 사건에 대한 단서를 거의 붙잡지 못한 채 현재 인물의 궤적만을 따라가게 되는 이 영화에서 관객들이 느끼는 것은, 근원을 알 수 없는 무력감 혹은 우울함이라는 감정일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역시나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샬롯 램플링이 있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행위의 반복과 변주의 측면에서 그저 인물을 따라가고 있을 뿐임에도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조마조마하다. 그리고 그 불안감의 정체는, 이 영화가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의 마음 속에 쌓으려 노력했던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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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Hannah, 2017)

dir. 안드레아 팔라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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