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잠!', '퍼스트 리폼드' 그리고 '바이스' 3편
여전히 제 갈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DC 유니버스의 또 다른 헛발질. 매력적인 캐릭터를 두고도 그걸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각본과 연출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만든다. 유치한 걸 유치한 매력으로 승화시킬 줄 모르는 얕은 각본이 이렇게나 긴 러닝타임을 지탱할 수 있을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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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잠! (Shazam!, 2019)
dir. 데이비드 F. 샌드버그 (미국)
★★
21세기에 폴 슈레이더가 다시 써내려간 (로베르 브레송의) '시골 사제의 일기' 혹은 21세기에 폴 슈레이더가 다시 만들어낸 (마틴 스코시즈의) '택시 드라이버'. (폴 슈레이더는 '택시 드라이버'의 각본가이기도 하다.) 목사를 주인공으로 삼아 그가 써내려가는 일기를 바탕으로 한 일정 기간 동안의 독백극이라는 극의 얼개는 물론, 전반적인 톤과 화법마저 로베르 브레송의 인장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세상의 부조리(로 여겨지는 것들)에 직면한 한 남자의 내면을 집요하게 따라간다는 점에서는, 당연하게도 '택시 드라이버'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결국 극에서 교회의 이름으로만 소개되었던 퍼스트 리폼드(first reformed)'의 의미가 환기되는 극의 후반부가 되면, 충격 그리고 동시에 경탄이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근래 본 영화 중 아마 가장 강렬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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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리폼드 (First Reformed, 2018)
dir. 폴 슈레이더 (미국)
★★★★
독하게 악랄하고 신나게 경쾌하다. 사회에 대한 격렬한 풍자와 동시에 비밀을 캐내려는 탐사 다큐멘터리를 섞어놓는 화법은 그의 전작 '빅 쇼트’를 그대로 닮아있다. 시종 짖궂은 농담을 건네는 와중에도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데, 엔딩 뒤에 덧붙여진 영상은 그야말로 회심의 일격처럼 느껴진다. '부통령'과 '악(惡)' 사이에서 중의적인 의미를 지니는 'Vice'라는 단어를 영화의 제목으로 활용하는데서부터 아담 맥케이의 짖궂음은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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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스 (Vice, 2018)
dir. 아담 멕케이 (미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