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 1편
2008년의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2019년의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르기까지, 12년간의 대장정을 함께 해 온 한 명의 관객으로서 이 영화는 마치 마블 히어로물과 함께 한 시간이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영화다. (그들이 등장하는 모든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기에 더욱 그렇다.) 영화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하나의 세계관을 탄탄하게 유지하더니, 그 웅장한 대단원을 이렇게나 깔끔하고 뭉클하게 끝맺는다. 루소 형제가 마블 스튜디오와 함께 만든 네 작품은 항상 기본적인 완성도를 자랑했지만,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것은 (영리한 각본에 힘입은) 훌륭한 균형감이다. (특히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루소 형제가 만든 최고작인 동시에, 22편의 마블 유니버스 영화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다.) 다음 국면을 이끌어 갈 새로운 인물들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두근거림과 함께, 긴 시간 동안 함께 해 온 이들을 끝끝내 보내주는 뭉클함.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영화 내적인 재미로도, 영화 외적인 의미로도 오래동안 회자될 운명에 놓인다. 그러니까, 이 유레없는 블록버스터 프로젝트는 앞으로 미래에서도 헐리우드 영화사를 뒤돌아볼 때 빼놓을 수 없는 기념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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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Avengers: Endgame, 2019)
dir. 조 루소, 앤서니 루소 (미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