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안녕하십니까, 시청자여러분. 맞춤아기들이 우리 사회에 태어난 지 28년이 흘렀고, '다부모 임신 및 출산에 관한 법률' 약칭 '맞춤아기법'이 시행된지 18년이 흘렀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 중 100만명 정도가 다부모출생자로 추산되고 있고, 이들의 생물학적 부모들이 5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 일각에서는 몇년 전부터 모든 생물학적 부모의 어버이날을 챙기는 것이 시간적으로 너무 빠듯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도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에 대한 청원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오늘 101분 토론에서 이 사안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어버이날의 공휴일 지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나와주신 GOODPARENTS 생명공학 연구소의 임상식 소장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GP 연구소 소장, 임상식입니다.
반갑습니다. 반대편에는 어버이날의 공휴일 지정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작년에 출간된 화제의 책 '모두의 자녀'의 저자 강독고 작가님 나오셨는데요. 인사 부탁드립니다.
예, 반갑습니다. 새 시대에 저항하는 작가 강독고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그럼 먼저 임상식 소장님에게 '맞춤아기법'시행 배경과 현황에 이르는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부탁드리고, 왜 어버이날의 공휴일 지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저희 GP 생명공학 연구소의 전신인 'BioPost'가 국정원의 산하기관이었던 2015년부터, 다부모자녀 즉 맞춤아기에 대한 연구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당시 국정원의 지침을 무시하고 이루어진 불법적인 다부모자녀 실험과 출생이라는 일이 벌어져 엄청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었죠. 먼저 당시 다부모자녀 출생의 생물학적인 접근방식을 설명드리자면, 크게 3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당시에도 여러 국가에서 허용하고 있었던 '대리모' 출산 방식입니다. 부부의 정자와 난자를 체외에서 수정시킨 후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키고 출산을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지금도 활발히 이용되는 방식입니다.
두번째는 난자 혹은 정자를 기증받거나, 난자와 정자 모두를 기증받아 체외수정 후 아이를 원하는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켜 출산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에 대한 수요는 현재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당시에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던 접근방식이기 때문에, 그다지 큰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세번째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당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접근방식으로써, 여기서 사용된 것이 '미토콘트리아 대체'라는 방식이었습니다.
출산을 희망하는 여성 난자의 미토콘트리아에서 장애를 비롯한 나쁜 유전 기질을 제거하고, 건강하고 유전적 이점이 많은 여성의 미토콘트리아를 기증받아 이식하는 것이죠. 이 방식의 경우 생물학적 엄마가 다수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산의 확률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출생 후에도 건강한 성장발육은 물론 높은 지능과 탁월한 신체감각을 가지고 성장하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이 방식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았었고, 국정원의 눈을 피해서 불법 실험이 이루어졌으며, 다수의 맞춤아기들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다 2025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연구자의 폭로로 인해 이들의 불법행위 및 맞춤아기의 존재가 드러났고 큰 파장이 일어났습니다.
국정원은 과거의 관리소홀을 인정하며 이들에 대한 현황파악을 실시하고 복지와 지원을 약속하게 되었죠. 그리고 3년 뒤 출산율 저하와 관련한 국가 위기론이 등장하면서, 국가는 폭넓은 복지를 약속하고 국민들의 합의를 얻어 이 방식을 통한 '다부모자녀' 시술의 합법화를 이뤘습니다. 현재에도 많은 비용이 발생하긴 하지만, 활발히 이용되는 방식입니다.
현재 추산되는 다부모자녀들은 앞서 말씀하신것처럼 100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이들의 부모 또한 500만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미토콘트리아 기증모 대상인 젊은 여성들이 집중되어있는 분포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법적으로 일년에 최대 3회까지 미토콘트리아 기증이 가능하니, 허용 나이인 만 19세부터 기증을 시작한다면 매년 3명의 다부모자녀 출산에 기여하게 되고, 29살에는 최대 30명의 생물학적 자녀가 생길 수 있는 것이죠.
몇년전까지만 해도, 이 기증모에 대해서 '엄마'라는 인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5년전에 처음으로 '미토콘트리아 대체술'로 태어난 아이들에게서만 심각한 변종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치료방법인 조혈모세포이식을 위해 기증모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부모자녀들과 법적 부모들은 기증모들과의 관계유지가 중요한 상황이 되었고, 어버이날은 명분을 앞세워 더욱 세심한 관리가 가능한 '서로에게 굉장히 바쁜날'이 되어버렸죠.
물론 변종 백혈병이 발병할 확률은 5년전 10%에서 최근 5% 미만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이는 낮은 수치라고만 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이들의 교류를 적극 권장하는것이 필요합니다. 하루 빨리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기증모들에게 생물학적 자녀 가족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도록 장려해야합니다.
단순히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을 넘어서 2~3일정도의 연휴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의 인구를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저희 연구소에서 더 발전된 다부모자녀 시술이 보편화 될것이라고 생각해보면, 더더욱 필요한 변화입니다.
네, 소장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변종 백혈병과 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처를 위해서라도 어버이날의 공휴일화, 나아가 연휴일화까지도 주장하고 계시는데요. 반대 입장의 강독고 작가님의 말씀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선 저는 어버이날의 공휴일은 차치하더라도, 이 '미토콘트리아 대체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봅니다. 20년이 다되가는 지금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해서 뭐하느냐 하실수도 있는데. 저는 처음부터 이거 반대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미토콘트리아 대체술'이라는 건 우생학이랑 다를바가 없다는 거에요. 자연의 구성요소인 인간 주제에 자연을 파괴하고 거스르다 못해, 이제는 태어나는 아이들마저 지들 입맛대로 골라서 만들겠다는 심보 아닙니까?
좋아보이는건 취하고, 나쁜건 버리고. 사람이 무슨 공산품입니까? 그런짓을 한다는데도 좋다고 찬성한 사람들이 이제와서 부작용 발생하니까 근본적인 잘못은 뒤돌아보지 않고 어버이날을 늘리니 마니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이말이에요.
그것때문에 원래부터 자연적으로 태어난 애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자기 부모에게 자기는 왜 좋은 기증모 안해줘서 공부 못하게 만들었냐고 원망하게 만들고, 왜 쟤들은 잘생기고 키도 큰데 자기는 안그러냐고 원망하게 만들었잖아요. 맞춤아기 걔네들 대부분이 영재로 조기진학하고,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일반 학생들이 박탈감을 안느끼겠냐는거에요.
지난 10년간 자살한 청소년들 동기를 조사해보니까 다부모자녀들에 대한 열등감이 있던 아이들이 70%가 넘었습니다. 심지어 그 중에는 80%가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는 아이들이었어요. 유전적으로 자기는 걔들을 넘지를 못한다고 생각한거에요. 이게 얼마나 비극적인 일입니까?
그저 부유하지 못해 미토콘트리아를 기증 못받았다는 이유로, 그냥 자연스럽게 태어났단 이유로 영원히 뒤집을 수 없는 격차가 생겼다고 생각한거란 말이에요. 그런 세상을 만들어놓고, 이제와서 어버이날이 어쩌고 하는게 말이 됩니까? 그거 못해준 어버이들 마음은 헤아려 봤습니까? 뭘 잘했다고 기증모와 다부모자녀들 만날 명분을 만들어준답시고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해요?
지금도 사회에서 좋은자리 중요한 자리 차고 들어가있거나, 들어갈 예정인 애들 다 미토콘트리아 대체술 받고 태어난 애들이에요. 이게 사회분열술이지 생명공학입니까? 이러다가 진짜 다들 천벌받아요. 알아요? 어버이날은 무슨 어버이날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 짜증나게.
다소 흥분하신것 같은데, 잠시 광고 보고... 악!
뭐야. 이거 뭐 터진거 아닙니까?
환승센터쪽인데,
잠시, 방송이 고르지 못한점 양해말씀드립니다. 전달받은 상황 급히 알려드리고, 뉴스속보가 준비되는데로 방송을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여의도 자율비행교통 환승센터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합니다. 현재 저희 토론장의 시민논객 분들 중에도 기증모 분들이 계셔서, 사고 현장으로 이동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 뉴스속보가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101분 토론 여기서 급히 마치도록 하구요. 뉴스속보로 방송을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TZS 뉴스속보입니다. 오늘 오후 10시 28분 경, 여의도 자율비행교통 환승센터에서 폭발물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테러 생존자의 목격담에 따르면, 사람이 가득찬 승강장 근처에서 규정무게 이상의 백팩을 맨 남자가 자율비행버스에 무리하게 탑승하려했고, 승무원이 몸으로 말리는 과정에서 백팩이 폭발했다고 알렸습니다.
사상자 숫자는 현재 집계중이며, 다른 생존자의 목격담에 따르면 고성이 오가는 와중에 'GP 연구소 까지만'이라는 말이 들렸다는 것을 미루어보아, 테러 용의자는 GOODPARENTS 연구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