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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프롷 Mar 10. 2017

의심, 진실, 인간

<다우트>

요란하지 않은 긴장감

천주교 학교에서 벌어지는 교사(신부, 수녀)들의 갈등을 그린 영화입니다.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지도, 화려한 화면이 이어지지도 않지만 긴장감이 상당합니다. 대배우의 연기란 이런 것인가 싶을 정도로.


존 패트릭 셰인리 감독은 등장 인물의 심리와 각 캐릭터의 특징, 복잡한 감정을 여러 상징으로 능숙하게 표현합니다. 결국 누구도 완벽할 수 없고, 무구하게 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일깨워 주죠.


스토리: 이토록 무서운 확신이라니

알로이시스(메릴 스트립) 수녀는 성 니콜라스 학교의 교장입니다. 매우 고지식하고 원칙적인 인물이고요. 주임신부 플린(필립 호프만)은 아이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보적인 인물입니다. 신참 교사인  제임스(에이미 아담스) 수녀는 해맑고 순수하죠. 어느날 알로이시스가 플린을 의심하게 되면서 세 사람은 뜻하지 않은 갈등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생각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고, 알게 되죠. 그 일련의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존 패트릭 셰인리 감독이 직접 각본을 썼습니다. 원래는 희곡 작품이었는데, 연극이 대박을 친 뒤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누군가를 의심한다'는 내용 만으로 이렇게 바짝 긴장이 되는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니. 2009년 개봉했는데 1만3천명 봤어요.


연기: 압권이란 말은 이럴 때

메릴 스트립과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이 언성을 높여 말다툼을 하는 장면은 말 그대로 '압권(壓卷)'입니다. 두 배우이기에 가능한 연기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두 사람은 보수와 진보가 어떻게 갈등하는지, 이익을 쫓는 인간 본성의 민낯이 어떤 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순수하다는 표현 이상이 생각 안 날 정도의 연기를 보여주는 에이미 아담스 역시 눈여겨 볼만 합니다. 아이 때문에 괴로워하는 바이올라 데이비스도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요. 탄탄한 시나리오에 배우들의 명연기가 2시간을 꽉 채워 펼쳐집니다.   


추천: 차분하고 사색적인 당신에게

우당탕 요란하게 사건이 벌어지고, 그걸 해결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서스펜스가 충만한 장르영화를 기대하신다면 실망할 수 있고요, 차분한 전개의 영화를 즐기실 수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인간 심리와 내면을 훌륭히 묘사한 작품이예요.


데이트 영화로는.. 영화를 많이 보는, 영화를 좋아하는, 작품성 있는 영화에 익숙한 커플에게만 추천합니다. 로맨스가 없고, 차분한 템포가 마음에 걸리네요. 명연기가 그걸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긴 하지만.


p.s. 아. 필립 형님, 너무 일찍 떠났어요.


# 김프로 별점    ★★★★

(데이트 활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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