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발렌타인(2010)>
전세계 모든 커플이 비슷한 과정을 겪겠죠? 가슴 터질듯 설레는 마음으로 만났던 이들이 어느새 벽을 보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답답하게 다투는. 시작할 땐 '너여야만' 하는데, 헤어질 땐 '너라서' 안 되는 상황 말입니다.
라이언 고슬링과 미셸 윌리암스가 열연합니다. 국내에서는 2012년에 개봉했는데 1만5천명 봤습니다. 데릭 시엔프랜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도 했어요. 꽤나 현실적이고 관조적인 느낌의 영화입니다.
신디(미셸 윌리암스)는 의대생입니다. 사랑 보다는 정 때문에 사는 부모님 영향으로 남자에 매달리지 않는 편이죠. 신디는 어느날 이삿짐센터 직원인 딘(라이언 고슬링)을 만나게 되는데, 딘의 과감한 구애로 결국 커플이 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결혼을 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되고, 다툼과 화해를 반복하며 지쳐갑니다. 영화는 두 사람의 시작과 끝을 냉랭하게 관찰합니다.
연인과 관계, 사랑에 대한 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자칫 불편하거나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같은 음악, 같은 춤이라도 언제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들리거든요. 영화의 장면이 과거와 현재를 오갈 때마다 설렘과 답답함이 교차합니다.
데릭 시엔프랜스 감독이 촬영 전 두 사람과 딸 프랭키를 한 집에서 살게 한 일화로 유명합니다. 미셸은 연기를 위해 10kg이나 몸을 불렸고, 라이언은 머리를 깎았죠. 미셸의 전 남편 히스 레져의 자살 때문에 영화 제작이 2년이나 미뤄지기도 했습니다. 배우와 감독 모두 여러모로 공을 많이 들인 작품입니다.
데릭 시엔프랜스 감독 본인이 부모님의 이혼으로 느꼈던 경험을 많이 담아냈습니다. 시나리오를 무려 12년이나 썼다고 하죠. 그런 진심 때문이었는지 배우들의 대사, 몸짓 모두 깊이가 묻어납니다.
작품성 있는 영화입니다. 사귄지 오래된 커플, 혹은 오래 사귀다가 헤어진 분들이 보시면 어떨까요? 헤어짐에 대한 상처나 기억때문에 아직 마음이 쓰라린 분들이라면.. 격하게 동감하거나, 심하게 불쾌하거나.
데이트 영화로는.. 굳이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몽글몽글한 사랑의 감정이 묻어나는 장면은 좋은데, 피터지게 싸우는 장면도 꽤 있거든요. 해피엔딩, 서스펜스, 유머코드, 달달상큼.. 영화 보는데 이런 키워드가 꼭 필요하신 분들은, 패스하세요. ^^
p.s. 의도적으로 뱃살을 만드는 여배우라니.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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