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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프롷 Mar 22. 2017

끊을텐가 풀텐가

<그을린 사랑(2010)>

분노와 증오에 대하여

사람들이 분노와 증오를 다루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응징과 보복으로 끊어버리겠다 나서거나. 이해와 용서로 풀어버리겠다 마음 먹거나. 두 행위는 언뜻 비슷해 보입니다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는 끝없이 반복되고, 후자는 종결된다는.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가 비슷한 내용입니다. 형식적으로는 어머니의 유언장을 들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자녀들의 이야기지만, 영화가 끝날 때쯤 받게 되는 충격과 메시지의 여운이 무척이나 강합니다.


스토리: 가족을 찾아서

캐다나에 사는 쌍둥이 남매 잔느(멜리사)와 시몬(막심)은 어머니의 유언장을 받아 듭니다. 이제껏 모르고 살던 아버지와 형제를 찾아 편지를 전해 달라는 내용의, 꼭 편지를 전달한 후에 장례를 치르고 비석을 세워 달라는.. 그래서 남매는 어머니의 흔적을 따라 중동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찬찬히 어머니의 과거와 마주합니다.


<컨택트>, <시카리오>의 드니 빌뇌브 감독 작품입니다. 2011년 개봉했는데 6만8천명 봤습니다. 프랑스어와 아랍어를 쓰죠. 드니 빌뇌브 특유의 느릿한 전개가 특징이지만, 궁금함에 눈을 떼기가 힘들만큼 매력적입니다. 영화 내용은 더 자세히 적지 않겠습니다. ^^


연기: 사람들로 가득한 화면

'사람'이 아니라 가공의 '캐릭터'만 보이는 영화가 있죠. 우당탕 재미는 있는데 '아무리 봐도 저건 사람같지가 않다'고 느껴지는. 이 영화는 정확히 반대입니다. 사람들만 나와요. 말맛을 모르는데도 빨려듭니다.


특히 엄마(루브나 아자발) 연기를 보면서 눈물을 쏟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모성의 위대함이랄까, 전쟁으로 인한 기구함이랄까. 억지로 짜내지 않지만 섬뜩하게 마음을 후벼팝니다. 보는 내내. 보고난 후에도. 


추천: 꼭 보세요

꼭 봐야해요. 혹시 놓치셨다면. 보세요. 그냥. BGM 없는 영화, 적막하게 관조하는 스타일, 친절하게 떠먹여 주지 않는 영화.. 그런 걸 못 견디는 분이라해도 한 번 참고 보실만 합니다. 꼭 끝까지 보세요.


데이트 영화로는.. 영화를 제법 좋아하는 커플들에게만 권해 드립니다. 분위기가 무거워질테니까. 다루는 주제나 여운의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혼자 보고 곱씹는 편이 여러 모로 낫습니다. 난 말했어요. 분명히. ㅋ


p.s. 엄마 말씀 잘 들어야 해요 그러니까. 


# 김프로 별점 ★★★★☆

(데이트 활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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