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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프롷 Apr 10. 2017

해석하라. 마음껏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순리대로 가지 않는 세상

영화 제목은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 노인을 돌봐주지 않는 나라. 현인이 우대받지 못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는 곳. 부조리한 세상을 담담히 관조하는 영화입니다.


2008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는데 국내 성적은 별로예요. 6만7천명 봤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서스펜스는 대단하지만, 기승전결이 쉽고 뚜렷하진 않다고 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호불호가 갈린 것인지.  

옥의티. 저 총은 87년에 나왔다죠. 배경은 80년인데.


스토리: 쫓고 쫓기고

사냥을 하던 모스(조쉬 브롤린)는 우연히 시신이 널부러진 범죄 현장을 발견합니다. 마약 거래를 하다 서로 총질을 했던 곳이죠. 모스는 죽어가는 남자 옆에 있는 돈가방을 챙겨 집으로 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양심의 가책을 느껴 현장을 다시 찾았다가,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그리고 계속 쫓기죠.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지성파 작가 코맥 멕카시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인사이드 르윈>, <헤일시저>, <아리조나 유괴사건>,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 <파고>의 감독 코엔 형제가 연출했고요.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위를 차지한 작품입니다.

노인이라지만. 그래도 이 땐 덜 힘들어 보인다는


연기: 이보다 더 섬뜩할 수 있을까

소시오 패스처럼 보이는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를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80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죠. 보고 있으면 정말 섬뜩합니다. 특이한 헤어스타일과 무표정한 얼굴의 묘한 조합.


최근 몇 작품에서 맹숭맹숭해진 토미 리 존스의 존재감이 아직 느껴지는 영화고요, 조쉬 브롤린과 우디 해럴슨, 켈리 맥도널드의 연기도 반짝거립니다. 텍사스의 황량하고 적막한 느낌이 잘 묻어난달까요. 

그래도 올드보이는.. 최민식이지 ㅋ
죽었느냐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죠


추천: 곱씹어 해석하는 이들에게

일부러 막 몰아가는 음악이 나오지 않는데도, 보는 내내 가슴 조리며 숨이 막히는 영화입니다. 부조리한 세상의 단면을 보여주는 영화죠. 영화의 장면장면을 곱씹으며 생각해 보기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데이트 영화로는.. 좀 건조하고, 냉랭하고, 관조적이라.. 커플의 성향 따라 좀 갈릴 수 있을 것 같네요. 명쾌한 결론, 산뜻한 기분, 화사한 분위기를 쫓는 커플이라면. 워워. 아서요. 모래 먼지 폴폴 날리는 영화라.   

영화 참 잘 만드는. 코엔 형제


p.s. 로스트 인 더스트, 녹터널 애니멀스가 참고했겠지. 아마도. ㅋ


# 김프로 별점    ★★★☆

(데이트 활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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