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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프롷 Jan 25. 2017

볼만한 '감옥영화'

<스타드업>

저 공간에서도 문제 없다

배우도 세트도 CG도, 요즘엔 빵빵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지만, 결국 영화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탄탄한 시나리오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볼만 하다는 걸 입증한 영화입니다.


2015년 11월에 4개 스크린으로 개봉했는데 겨우 77명 봤습니다. 본 사람이 거의 없다고 봐야죠. 교도소라는 제한된 공간, 심지어 여자 배우도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죄수들과 교도관들만 드글대는 영화죠. 그런데 보고 나면 먹먹합니다. 신기하게도.

주먹이 운다가 언뜻언뜻 생각 납니다


스토리: 아버지와 아들

에릭은 소년원에서 수용이 불가능한 고위험군 죄수입니다. 그래서 일반 교도소로 조기이감(starred up) 되는데, 여기서도 천방지축 입니다. 이를 지켜보던 교화 프로그램 담당자의 권유로 상담을 시작하는데, 사실 이 교도소에는 에릭이 5살 때 수감된 아버지가 있습니다. 이들이 겪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로스트 인 더스트>, <할람포>, <영아담>을 연출한 데이빗 맥켄지 감독 작품입니다. 각본을 직접 쓰진 않았습니다만, 데이빗 맥켄지 특유의 스타일이 잘 살아 있습니다. 내달리지 않지만 조마조마한 느낌이랄까.

방법은 달라도 결국 모두가 원하는 건 치유가 아닐까요


연기: 처절하게 사실적인

거침 없어요. 언제 폭발할지 모를 정도로. 그래서 보는 내내 긴장하게 됩니다. 배우들 연기가 참 대단해요. 교도소 내부를 며칠간 들여다보고 온 기분이 들만큼 처절하고 냉랭한 현실을 아주 잘 담아냅니다.


잭 오코넬의 연기는 피가 끓습니다. <주먹이 운다>의 류승범 보다 훨씬 더. 아버지 벤 멘델존과 민간인 루퍼트 프렌드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사연을 보여주지 않지만, 대충 짐작할 수 있어요.

세월 앞에선 어느덧 쇠잔해진 강력범 아버지
올랜도 블룸 좀 닮지 않았나요?


추천: 폭스캐쳐 좋아한다면

마크 러팔로가 나왔던 <폭스캐쳐>나 <로스트 인 더스트>가 좋았다면 이 영화도 괜찮으실 겁니다. 형제애를 다룬 영화와는 다른, 부자간의 이야기가 주는 묘한 정서가 있어요. 물론 훨씬 거칠지만.


데이트 영화로는.. 너무 거친 게 걸리네요. 영화 좋아하는 커플이라면 몰라도. 기승전결 뚜렷한 사건이 벌어지거나, 뭘 해결하거나 그렇진 않아요. 그보다는 '관계'에 대한, '사람'에 대한 고찰에 가깝습니다.

독방의 삶이 어떨까 상상할 수 있다는


p.s. 김기춘 씨가 X꼬 검사를 저렇게 받았으면 어땠을까.



#김프로 별점        ★★★☆

(데이트 활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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