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통하다

by 대한극장옆골목

블로그를 하면서 '소통'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앞으로 자주 소통하자며 서로이웃을 신청하는 사람들. 소통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댓글을 다는 사람들. 너무 반가웠다. 이웃 하나, 조회수 하나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하지만 열심히 방문해도 내 글 하나 읽지 않는 이웃들, 사진도 없는 글에 '사진이 너무 잘 나왔다'라며 복사한 댓글을 다는 이들을 보며 생각한다. 그들이 말한 소통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언제부터인지 다들 소통을 강조한다. 전화, 메일, 메신저, 영상통화, 각종 SNS까지 연락할 수단은 넘쳐나는데, 굳이 지금 소통을 강조하는 건 그만큼 불통이기 때문일 테다. 정작 '소통'을 강조하는 사람들 중에 제대로 소통하는 사람은 없다. 소통하는 사람은 굳이 소통이라는 단어를 꺼낼 필요가 없으니까. 그래서 소통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상투적이다.


회사에서도,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상사와 부하직원, 그리고 정치인과 국민이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 소통은 그저 의사를 표현하는 행위를 넘어서, 서로가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이해해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감정 소모도 심하다. 그런데 일방적인 간담회 몇 번, 현장 방문 몇 번으로 서로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현실은 자신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불통'이라는 낙인을 찍으려는 자들과, 이를 피하기 위해 소통하는 척하며 눈치를 보는 자들이 벌이는 촌극에 가깝다.


사실 나도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 이웃을 빨리 늘리고 싶어서 서로이웃 신청을 남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남은 건 서로에게 관심을 꾸준히 보인 이들 뿐이다. 어차피 모든 사람이 나를 좋게 볼 수는 없고, 나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주는 수밖에. 그런 시간이 쌓여서 믿음이 생기면, 서로가 가식이나 거짓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소통이라 부를만한 건 그제서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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