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리 Jun 04. 2020

일상의 사고

아버지와 나의 독립을 앞두고

머리를 매만지다가 귀걸이 한 짝을 세면대 구멍으로 빠트렸다.
짝을 잃어버린 남은 귀걸이를 손바닥 위에 얹어 바라본다.
사고다. 일상에서 겪는 예상치 못한 .
절대 통제되지 못하는 감정도 가끔 사고처럼 덮친다..

사고
명사
1.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 

2.
사람에게 해를 입혔거나 말썽을 일으킨 나쁜 .

어제 우리 집에 사고가 났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생각에 사고가 났다.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사고인 건지
말하지 말았어야  얘기가 계획 없이 튀어나와 
사고인 건지 정확히 판단 내리기는 어렵지만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임은 틀림없다.

아버지와 나는 서로를 바라보고 울지 않는다.
각자의 자리에서  방에서 서로를 향해 흐느낄 뿐이다.
이젠 각자의 방은 사라지고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떨어지게  것인데
그때를 앞두고 우린 서로를 향해 그간 나누지 못했던 소리를 퍼붓고 있다.
그간 따로 말했던 애끓는 마음을
 마음들을 애써 급하게 퍼붓는다.
장맛비처럼 우수수수 떨어지는 말들이  아프게도 마음에 닿는다.

서로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헤어져야 알게 되는 것처럼
각자가 내려야  곳에서 덩그러니 홀로 남겨져
그것들을 주섬주섬 줍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다.

그게 사랑이었다고 뒤늦게 알게 된들
조금이나마 안도할  있을까.
지금은 모를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경주에 대한 인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