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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epapa Feb 18. 2021

매운맛 라푼젤, 요르고스란티모스의 <송곳니>

내일의 진에게 보내는 아빠의 영화유람기(4)

과연 이 영화는 네가 몇 살 때 보게 될까? 표면적으로는 19금이지만, 19세가 되기 전엔 꼭 봤으면 하는 우화같은 이야기란다. 넌 이제 다섯살인데... 참고로, 지금 가지고 있는 영화 타이틀 중에, 요르고스란티모스의 영화는 블루레이로 <송곳니>, <더랍스터>,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정도가 있으니 찾아보렴.




[Blu-ray] 송곳니 (Dogtooth, 2009): 초회 한정판 / 요르고스란티모스

구매: 20191209 / 구매처: 알라딘 온라인 / 제품상태: 신품


영화 <송곳니> 포스터, 출처: 네이버영화


(2019-12-09) 왜일까? 갑자기 그리슨가 어디, 이름도 처음 들어 본 감독 영화는 왜? 유튜브에 갑자기 삭 하고 스쳐지나가는 <더랍스터>라는 영화 리뷰를 보고, 어? 참신한데? 이런게 진짜 영화지! 라며, 타이틀을 구매하면서 같은 감독 작품이라 구매. 근데, 이 영화는, 몇 장면이 블러처리가 돼 있나봐. 그래서 콜렉터들에게는 아예 안팔리는 작품이 된듯해.




(2019-12-12) {스포일러구간} 이건 뭐 뭘 써도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 결말이 정말 찝찝하긴 해. 그래도 인간의 ‘사회화’ 과정과 그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여러 교육들과 그것의 ‘영향력’이 어떠한가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일단 추천. 그리고 순수한 얼굴을 한 배우들의 연기도 참 좋던데, 부가영상의 감독 인터뷰를 보니, 거의 ‘연극배우’ 라고 하더라고.


인적 없는, 아마 도시와는 좀 떨어진 공간에 그 가족만의 집이 있고, 아버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설정이야. 집 밖은 위험하다, 라고 어릴적부터 교육한 것 같아. 어느날, 온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장면에서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묻지.

 

“자식이 집을 떠날때는 언제라고 했지?” 


그러자 3남매가 이구동성으로 “송곳니가 빠졌을 때요.” 라고 답해. 그런데 집을 나가려면 전제조건이 있는데, ‘차를 타고 나갈 것’이야. 근데, 차 운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때는 “빠진 송곳니가 다시 날 때” 라고 하지. 유치(乳齒) 빠진 아이라면 모를까, 성인의 송곳니가 빠지고 다시 날 리가 있겠니? 이 말은, "너흰 이 집 밖으로 절대 ‘못/나/가!’" 라는 거지. 


영화 <송곳니> 스틸컷, 출처: 네이버영화


그런 상황에서 외부에서의 어떤 자극으로 인해 남매 중 한 명이 각성을 하게 돼. 각성이 폭주로 이어지고, 이 폭주를 시작으로 집을 뛰쳐나가 신세계를 경험하는 이야기, 가 된다면 참 신났겠지만. 제일 마지막 장면은, ‘인간’과 ‘교육’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는 장면이야. {강력스포} 아빠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철제덤벨로 생 송곳니를 깨부수는 것보다, 그냥 대문을 밀고 나가는 게 더 쉬워보이는데.. ‘브루스’의 세계는, 안타깝게도, 아버지의 ‘머리’가 짜놓은 공간 그 이상으로는 넓어질 수가 없었던거야.


영화 <송곳니> 스틸컷, 출처: 네이버영화


이게 근데, 거시적으로 보면, 과잉 해석일 수 있지만, (감독인터뷰에서 감독 자신도, 뭔가 명확한 것보다 정보가 조금은 부족한 영화가 관객들에게 더 많은 창의적 해석을 할 여지를 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그렇게 영화를 만들었다, 고 얘기하니까) 독재, 또는 조지오웰의 「1984」 같은 감시국가의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현실 세계의 '북조선'에서도 탈북한 탈북자 수가 꽤 되는데(네가 이 영화를 보게 되는 시점에도, 여전히 우리나라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있니?), 영화 속 세 남매는, ‘감시자’의 틀 안에 고착되어 집 안에서만 살아가지. 출생 후 ‘감시자’ 말고 그 어떤 외부자극도 없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에 소름.


찾아보니, 이 영화 국내 개봉 포스터에 이렇게 써있다. “전 세계가 격찬한 독재에 대한 통렬한 우화!”라고. 아예 국내에서는 이렇게 쉽게 프레임을 짜놓고 개봉을 했네. 굳이 저 말을 안 넣어도 되었을텐데, 뭔가 영화 자체가 난해하니, 마케팅 차원에서 쉬운 방법을 택한 거겠지.




(2019-12-21) 라푼젤 아주 매운맛.

{스포일러} 라푼젤의 신기한 능력때문에 그의 엄마(?)는 그녀를 숲 속의 타워 안에 가둬둔다. 물론 누가봐도 ‘감금’이지만, 라푼젤만 그게 감금이란걸 모르지. 세상이 위험하니,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엄마와 타워가 보호해준다고 착각하며 살아가지. 그건 어릴적부터 그렇게 교육받아왔기 때문인데, 그런 차원에서 이 영화 <송곳니>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고 느꼈어. 극중에 물감이 떨어져서 아버지에게 물감을 사다달라는 신이 나오는데, 라푼젤에도 그와 비슷한 신이 있으니 나중에 한 번 찾아보렴.


※ 같이보면 좋은 영화 : [Blu-ray] 라푼젤


미안. 너무 기괴하지? 아빠 그림실력이 딱 여기까지라... 매운맛 라푼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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