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진에게 보내는 아빠의 영화유람기(5)
** 약 5년만에 브런치를 열어보았는데, 예전에 써두고 발행버튼을 누르지 않았던 글이 하나 있었어. 다시 마음을 다잡고 글을 써보려고 해, 라고 썼지만 실제로는 이미 써놨던 글들을 다듬어 올려보려고 해. 아래 글은, 2021년 2월에 발행버튼을 누르지 못해 임시저장되어있던 2018년 초겨울의, 진이 너와 영화 이야기야.
본의 아니게 한달 텀으로 글을 남기게 되는구나. 몇 주전 우리는 TV 고장으로 엄마랑 같이 코스트코에 TV를 보러 갔었어. 너는 물론 관심 없이 엄마랑 삐삐끼(노트북) 놀이를 하고 있었지만^^ 아빠 눈에는 55인치가 뽝하고 들어왔는데, 엄마가 ‘진이 아직은 대형 화면에 적응을 못할거고, 우리 집도 좁아서 무리일듯 하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한 단계 아래인 49인치를 인터넷에서 구매했어. 하루만에 도착한 TV를 원래 32인치 TV 올려놨던 장 위에 갖다 놓으니 떨어질랑 말랑. 엄청 크다. 사실 아빠도 가끔은 눈이 아파 ㅋ 이제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우리 재밌게 볼 일만 남았으니, 얼릉 자라렴! 아, 그리고 아빠는 여전히 블루레이 구매를 끊지 못해서, 사모으고 있어. 중독인가봐.(2019-12-13,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사모으고 있다 ㅡ,.ㅡ;; / 2020-05-15 지금도 여전히 사모으고 있어. 블루레이 수납장에 가로 세로 빈틈없이 꽂아 넣어놨는데도 자기 자리가 없는 아이들이 많단다.) 그냥, 책 장에 꽂혀있는 타이틀들을 보기만 해도, 영화를 다 본 느낌이 들긴해. 너를 안고, 타이틀 뽑으면서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게 재밌어. 물론 지금은 진이 잘 이해를 못하겠지만, 그래도, 한번 알려준건 다 기억하고, 어느 자리에 뭔 영화가 있는지 얼추 기억하는 너를 보면서 놀라곤 한다.
<이웃집 토토로>를 한동안 안보다가 엄마가 야근인 그제 같이 봤어. 전엔 무서워하지 않았던 장면들을 보고 무섭다며 아빠한테 쪼르르 달려와 안긴다. 마쿠로쿠로스케(한국어 더빙판에선, 동글이 검댕먼지 라고 불러)가 벽에서 쏟아져나와 메이(너는 메이메이, 라고 부르는 아이)가 잡는 장면. 전반부에선 이 장면을 진이 너가 제일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무섭대. 엄마한테 얘기해줬더니, 이제 무서워하는 감정들도 풍부해져서 그러는거라고 하네. 신기해. (2021-02-17, 토토로를 본게 언젠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요즘은 아예 안보고 있어)
[DVD] 이웃집 토토로 / 미야자키하야오
<이웃집 토토로>는 진이 네가 두 돌이 채 되기 전에 시작했어. 진 너가 좋아하던 장면은, 《사츠키가 토토로와 처음 만나던 비오는 날의 버스정류장 신》과 《사라진 메이를 찾으려고 사츠키가 고양이 버스를 타고 달리던 장면》이 두 군데야. 옥수수를 들고 있는 진이 너 닮은 메이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메이메이를 외치곤 했는데 기억이 날지 모르겠다. 토토로가 미야자키하야오가 만든 귀여운 동화 속 캐릭터이든, 숲의 정령이든. 너는 너의 토토로를 만났니? 20180917 토토로 거의 완전시청. 집중해서 보더라. 놀랐어.
<마당을 나온 암탉> 요새 가끔 진이 보는거야. 어제는 <마당을 나온 암탉> DVD를 보면서 “이거 봐, 지금” 그랬단다. <우리개 이야기>도 조금씩 보기 시작했어. 멈무이, 멈무이 하면서 잘 보고 있다. 사 놓는 영화는 점점 늘어나는데, 아빠는 밤에 보다가 잠들어서 거의 못보고 있어. 진이랑 언제쯤 같이 보면서 영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2021-02-17, 요즘 너는 브레드이발소와 신비아파트에 빠져있단다. 살음귀와 마리오네트 퀸을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