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 코로나19 대유행 속 개봉된 이후 극심하게 평가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화 <테넷>은 두 달 동안 전세계적으로 거의 3억 5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이 결과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위기에 실망스러운 수치인지 아니면 괜찮은 수치인지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영화평론가 톰 라이더의 신간 ‘The Nolan Variations’을 홍보하기 위해 갖은 타임즈 인터뷰에서 “<테넷>의 티켓 판매량에 대해 “신난다”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워너 브라더스를 통해 <테넷>을 개봉하여 약 3억 5000만 달러라는 수익은 낸 것에 충분히 만족한다” 라고 전하면서도 다른 스튜디오들이 열정적이지 못한 모습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버리아이어티는 '영화 <테넷>은 북미 기대에 못 미쳤고 할리우드를 안심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테넷> 개봉 이후, 워너 브라더스의 <원더우먼 1984>를 제외한 거의 모든 대작 영화들이 내년이나 그 이후로 상영을 미뤘습니다.
놀란 감독은 “영화 제작사들이 <테넷>개봉 이후 잘못된 결론을 내리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면서 “영화 제작사들이 이 영화가 잘 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보기보다는, 코로나19 이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에 적응하거나 산업을 재정비하기보다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손실의 책임을 영화에 묻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습니다.
놀란 감독은 “<테넷>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주요 영화관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때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했다. 워너브라더스도 뉴욕이나 로스엔젤레스처럼 활발한 시장이 죽어 있을 때 영화 개봉을 강행하는 일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영화 <테넷>은 해외에서 2억 9천 3백만 달러를 벌어드리며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제작사가 관객들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자 하는 의지가 명확해질 때까지 대작 영화 공개를 꺼려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 <테넷>은 수백만 달러의 글로벌 마케팅 비용을 제외하고도 ‘2억 달러’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는 셈입니다. 워너브라더스 내부 관계자들은 영화 <테넷> 손실액이 5천만 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경쟁사들은 <테넷>이 1억 달러 정도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영화 산업이 굉장히 삭막해졌지만 극장 사업의 열렬한 지지자인 놀란 감독은 영화 산업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놀란 감독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새로운 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이미 트렌드의 변화를 읽었다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2019년은 영화시장 역사상 가장 큰 해였다는 사실을 우리가 잊고 있다. 지난 해는 영화 시장은 가장 많은 돈을 벌었고, 영화관 이용 규모도 엄청났다. 그래서 나에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새로운 세상은 뭘까’란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영화관람은 식당을 가거나 다른 활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삶의 일부이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바뀐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