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코인 체인지
날씨에 대한 아쉬움을 안고 다음 여행지로 향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잠시 머물게 되었다. 긴 여행 이동이 싫어 선택한 스위스 제네바. 날씨는 언제 스위스가 흐렸냐며 쨍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날의 날씨 반만이라도 스위스 인터라켄 올랐을 때 좀 나눠주지. 지난 시간은 이미 안녕이지만 그만큼 화창하고 맑은 날이었다. 제네바 호스텔에서 나와보니 눈앞에 일렁이는 물결이 보였다. 호수가 어찌나 큰지 마치 바다 같았던 곳. 반짝반짝 부서지는 햇빛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눈이 부시지만 끊임없이 부서지는 순간들은 소소하지만 행복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인생에 있어서 유유자적한 삶을 바라는 건 큰 욕심인 걸까? 언제나 감성쟁이인 나는 매일같이 기도한다. 풍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게 해 달라고.
그런 날이 있다. 유독 같은 풍경이 더 예뻐 보이는 날 말이다. 날씨는 맑지만 유독 바람이 거칠게 불어왔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미역처럼 휘날려도 재밌기만 했다. 마치 야인의 모습과 닮아 있었겠지? 언제나 찰나의 순간들을 기록하고 싶다. 유영한 존재에 대한 동경인 것일까? 나보다 자유로워 보이는 모든 것들을 차곡차곡 담아본다. 그것들이 하나로 모이는 날에는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