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운 가을 찬바람에 현타 맞은 날.
상온에 두지 말아야 했는데.
계속 차갑게 보관해야 했는데.
너같이 따뜻한 사람 만나서
해동됐다가 다시 냉동고로 들어가려니까 너무 춥다.
한번 얼었다 녹은 음식은 다시 얼리지 말라 그러던데 사람 마음도 마찬가지 아닐까.
딱딱하게 얼은 닭가슴살은 아무리 자르려고 해도 날이 안 들어가던데 다 녹아 흐믈흐믈해진 이 물컹한 마음에는 이전엔 아무렇지도 않았던 저 말이 가슴에 너무 쉽게 꽂힌다.
이건 눈물이 아니고 해동된 닭가슴살에서 흐르는 얼음물이야. 다시 얼린 마음은 못 먹으니 폐기해야지